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튼튼한 나무 16
리사 그래프 지음,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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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특별한 재능 한 가지씩은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있다. 리사 그래프의 청소년소설 『재능 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속 세상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말이다.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페어라고 불리며 무시되는 분위기다(재능이 없는 사람보다는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니,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지금 당장은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재능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사람. 그리고 재능은 없지만, 남들의 재능을 훔치는 재능(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재능인데, 소설 속에서는 재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뭔가 마법이나 특별한 기술적인 도움을 받는 느낌이다.)을 가진 사람이 그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재능들이 참 다양하다. 매듭을 잘 짓는 재능, 뜨개질 재능(운전을 하면서도 한 손으로 뚝딱 옷 한 벌을 끝내버린다.), 케이크를 만드는 재능(상대가 가장 좋아할 케이크가 무엇인지 금세 알게 되고, 그 사람에 맞는 맛난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카멜레온처럼 얼굴을 변형시키는 재능, 고아에게 딱 맞는 양부모를 연결해주는 재능, 심지어는 침을 잘 뱉는 재능도 있다(이런 재능도 소설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어진다.). 이렇게 재능의 유무를 기준으로 나뉘는 세상을 보며, 나에겐 어떤 재능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울러 그 재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아무튼 이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에 등장한다. 흔히 몇몇 특정 주인공들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여러 등장인물들 모두의 입장에서 소설이 진행되기에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소설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야기의 줄거리 역시 여러 이야기가 마치 연관 없는 것처럼 산발적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다소 산만하게 시작되어 진행되지만, 결국에는 이 모든 것들이 날실과 씨실로 엮여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 소설의 특징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의 진행을 들어보자. 케이디(케이크를 잘 만드는 재능을 가진 소녀, 고아)가 자신의 가정을 만들어가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케이디가 케이크 대회에 참여하는 이야기. 여기에 재능이 없는 마리골드가 재능을 찾는 이야기. 마리골드의 남동생인 윌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도로에 쓰러졌다가 말을 잃은 여인 브이 이야기. 회색 양복을 입은 거대한 남자가 이곳저곳에 등장하며 ‘겉보기보다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미소’를 띠며 이런저런 참견을 하는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이 다른 이들의 재능을 훔치며, 또 한편으로는 ‘세인트 앤소니’ 여행 가방을 찾는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들이 마구 뒤섞여 있다.

 

뿐 아니라 이야기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는 사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제인, 마리골드, 윌의 엄마인 돌로레스의 머리핀. 36개만 생산된 희귀 아이템인 ‘세인트 앤소니’ 여행가방. 소설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이 읽곤 하는 빅토리아 베일런스라는 작가의 소설 『겉모습으로는』 등. 이런 여러 사물들도 정기적으로 등장하며 소설을 끌고 간다.

 

이처럼 다양한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방식, 다양한 사건들의 혼재, 사건의 열쇠가 되는 사물들이 여럿 등장함 등으로 인해 소설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며,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풍성한 느낌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소 산만하고 연관성 없는 것 같은 인물들과 사건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들이 점차 하나로 맞춰져 감으로 전체적인 그림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면, 마치 힘겹게 퍼즐을 맞춰나가는 가운데 완성을 앞둔 것과 같은 희열을 맛보게 된다. 이야기의 진행이 묘한 흥미와 함께 잔잔한 감동도 함께 준다.

 

이 소설은 씨드북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씨드 매직 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그러니, 마법이 자연스레 소설 속에 녹아들어 있는 이야기다. 이 소설 속에 깃든 마법은 무엇일까? 그건 ‘주인 잃은 짐 백화점’에 찾아온 입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진정한 이웃, 멋진 가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사연도 다르고, 재능도 다른 이들이 하나로 어우러짐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마법이다. 이런 어우러짐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감동이야말로 멋진 마법과 같은 요소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마법이 가득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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