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혁명 2030
박영숙.벤 고르첼 지음, 엄성수 옮김 / 더블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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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공지능이란 말들이 참 많이 하고 있고, 그런 말들을 듣곤 하지만, 정작 실제 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는 알지도 못할뿐더러, 굳이 관심을 갖지도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금번 『인공지능 혁명 2030』이란 책을 통해, 인공지능이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으며, 아울러 인공지능의 전망이 어떠한지를 알게 되었을 뿐더러,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없진 않았다. 특히, 기술적 부분들에 있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음은 나의 부족한 과학적 지식 탓일 게다. 그럼에도 이런 부분들은 그냥 가볍게 건너뛰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큰 틀 안에서 이해하며 읽어나가면 좋겠단 생각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가 단순히 금융계나 의학계 뿐 아니라 의사결정을 감당할 수 있는 영역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일명 ‘로바마 AI 엔진’으로서 이 로바마의 수준이 목표하는 바까지 이르게 될 경우, 국가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로바마 AI’에게 맡겨두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며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국가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누군가의 지시를 받는 실정이라면 이처럼 인간의 7대 죄악(음욕, 욕심, 과욕, 나태, 분노, 시기, 교만 등)을 배제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로바마에게 의사결정을 맡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하게 된다. 그럼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책은 말한다. 부패하기 쉽고 어려운 정치나 정부운영을 (부패한 정권에 맡기지 말고)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인간은 더 재미있는 일을 찾으면 된다고 말이다. 게다가 인간은 선택 피로증을 앓고 있단다. 누구나 자신의 의사결정을 대신해 줄 뭔가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왕 이처럼 우리가 의사결정에 힘겨움을 느낀다면, 최선의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게 의사선택을 맡기자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런 일이 실현될 수준으로 과학은 점차 다가가고 있다 말한다.

 

책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로바마 AI 엔진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국가의 다양한 정책 결정에 있어 오류를 최대한 줄이며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그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그런 부조리, 부패와 비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럼에도 끝내 염려스러운 점은 아무리 인공지능을 거의 완벽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할지라도 분명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인간이야 더욱 많은 오류투성이지만 말이다. 게다가 인공지능 로바마 AI를 누군가 악의적으로 이용한다면, 그래서 바른 결정이 아닌 결정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점에 있어 경계심을 풀 수 없다.

 

예를 든다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상황,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질 때, 이런 의사결정에 대해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느냐는 것이다(물론, 로바마 AI가 한 점 오류 없이 완벽하다면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겠다. 하지만, 단 한 점 오류라도 발생하여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떡하느냐 하는 말이다.). 책은 거듭해서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의사결정과 같은 것, 부패하기 쉽고 어려운 정치나 정부운영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인간은 더 재미있는 일을 찾으란다. 아울러 우리가 잘 모르고 할 수 없는 복잡한 결정들 역시 로바마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면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이 된단다. 한 마디로 골치 아픈 의사결정은 인공지능에게 맡겨놓고 우리 인간들은 자유로운 삶을 마치 베짱이처럼 살아가면 된단다.

 

어쩌면 꿈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실제 이렇게 된다면, 인간은 배부른 돼지로 사육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의사결정도 할 수 없는 인간, 이제 의사결정의 권한을 떠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인간이 된다면, 만약 그 사회가 바르게 굴러가지 않을 때, 어떤 제동을 걸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더욱 발전함으로 결국 인간의 품성을 닮아 부정을 저지르거나, 혹은 국가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인공지능이 누군가 극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조작된다면, 그런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에게는 촛불시위와 같은 일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지 않을까? 의사결정을 포기하여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한 시민이니 말이다.

 

분명, 로마바 AI와 같은 인공지능이 유용하게 사용되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엔 인간의 의사결정은 인간이 해야 하지 않을까. 불완전하다고 하여 의사결정을 기계에게 맡길 때, 인간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아무런 생각이 없는 배부른 돼지가 될 테니 말이다.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오늘날처럼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우리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에, 하나하나의 촛불을 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런 개인적 노파심을 제외한다면, 인공지능의 지평의 범위가 어느 정도까지 이르게 될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아울러 잘 알지 못했던 인공지능의 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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