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어디로 갔을까?
이상권 지음, 권문희 그림 / 현암주니어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권 작가의 『똥이 어디로 갔을까?』는 똥에 대한 단편동화집이다. 다섯 편의 단편동화를 싣고 있다. 이 가운데 두 번째 단편동화인 「아빠의 똥 이야기」는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네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편동화 속에 또 다시 네 편의 단편동화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들 이야기 속의 이야기까지 헤아린다면, 도합 여덟 편의 단편 동화를 싣고 있는 동화집이다. 똥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여덟 편이나 된다니 대단하다.

 

아이들은 똥 또는 방귀라는 말만 꺼내도 까르르르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처럼 여덟 개나 되는 똥 이야기라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지 짐작이 간다. 물론, 「아빠의 똥 이야기」에 실린 네 개의 이야기 가운데, 할아버지가 개울에서 눈 똥을 할머니가 주워와 된장인줄 알고 된장국을 끓였다는 이야기, 똥통에 빠져 키가 크지 않았다는 아빠 친구 이야기, 그리고 똥술에 대한 이야기들은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똥술은 우리 고유의 문화 가운데 하나이기에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똥통에 빠진 이야기 역시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의 웃픈 이야기이기에 우리 어린이들이 들을만한 이야기다(어린 시절 언제나 이것을 걱정하며 화장실에 가던 기억이 난다.).

 

첫 번째 이야기인 「똥이 어디로 갔을까」는 정말 재미나다. 철쭉 밭에 눈 단후의 똥, 그 지독한 냄새로 인해 사람들이 꽃구경을 하다 깜짝 놀라며 성급히 피하는 모습은 깔깔 웃으며 읽게 된다. 아울러 이런 똥이 또한 어떤 곤충들에게 먹이로 사용되어지는지 까지 작가는 알려줌으로 마치 후반부는 곤충들에 관한 과학 동화를 읽는 느낌을 갖게도 한다.

 

「똥개 생각」은 아이들이 누는 똥을 먹어치우는 동네 개와 아이들 간의 부끄러운 비밀 이야기다. 이런 비밀스러운 사건을 통해 아이들이 개와 쌓게 되는 우정. 그리고 개를 향한 아이들의 정과 사랑을 보여준다.

 

똥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렇게 재미날 수 있구나 싶다. 똥이 얼마나 우리 조상들의 삶에 유익한 것이었는지도 알게 해고. 뿐 아니라, 따스한 정을 느끼게도 해주고, 아울러 우리의 옛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는 여덟 편의 똥 이야기, 그 이야기 속으로 한 번 풍덩 빠져보자.

 

어휴~ 더러워. 냄새나~. 그런데, 재미있다.^^ 더러는 유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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