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위대한 클래식
루이스 캐럴 지음, 이해연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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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너무나도 유명하여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올해로 출간 151년이 된 고전 중에 고전. 어른들도 좋아하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금번 크레용하우스에서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7번째 책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먼저,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의 장점을 언급하고 싶어요. 어린이를 위한 고전 요약본의 경우 누가 각색한 것인지, 각색본이 얼마나 잘 각색된 것인지가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는 대체로 무난합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각색입니다. 이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이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고 있답니다. 바로 나탈리 샬메르란 분의 각색이라고 합니다.

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하도 많은 분들이 삽화를 그렸기에 삽화가 누구 작품인지도 상당한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줄리아 사르다 란 분의 작품입니다.

 

그럼 온통 이상한 일들로 가득한 책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볼까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있을 수 없는 그런 일들, 환상적인 일들이 가득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에 있지 않을까요? 토끼가 말을 하고, 늦었다며 회중시계를 꺼내 보는 모습.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이 커지기도 줄어들기도 하는 신비한 일. 카드 병사들이 등장하고. 체셔 고양이와의 다소 철학적 대화가 나오고. 3월 토끼와 모자장수의 기괴한 다과회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온통 환상적인 일들만이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 그곳에서의 앨리스의 모험은 어린이들을 환상의 나라, 그 신나는 모험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참 익숙한 문장들, 의미 깊은 문장들을 만나게 될 때, 역시 고전의 힘이 여기에 있구나 싶은 감동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고전은 여전히 거듭 읽혀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상한 나라’가 정말 이상한 이유는 단지 사물이나 동물들이 의인화되어 묘사되기 때문일까 하고 말입니다. 단지 그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곳 ‘이상한 나라’가 이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양한 ‘광기’가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됩니다.

 

우는 아기를 돌보기보다는 함부로 하는 공작부인과 어른들의 모습이 ‘광기’로 다가옵니다. 우는 아기를 달래기보단 ‘돼지’라 불러, 실제 돼지로 만들어 버리고, 약속이 있다며 놓고 나가는 모습도 ‘광기’고요.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저자의 목을 베라”만을 외쳐대는 권력자 여왕의 모습이야말로 ‘광기’의 최고봉이죠. 비합리적인 재판이 이루어지는 이상한 나라의 재판, 이것 역시 ‘이상한 나라’에서 발견되는 ‘광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광기가 과연 ‘이상한 나라’에만 있는 걸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광기가 아닌지. 그렇다면, 오늘 우리 역시 광기 가득한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세상이라면 꿈에서 깨어나야 할 텐데 말입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있는 건지, 오늘 우리가 ‘이상한 나라’에 있는 건지 잠시 혼란스럽습니다. 빨리 잠에서 깨어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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