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갤러리 - 조선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갤러리 시리즈
이광표 지음, 이예숙 그림 / 그린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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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오늘날 온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아닐까요? 5만 원 권의 주인공이니 말입니다. 우리 화폐 고액권의 주인공이란 것 자체가 신사임당을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겠죠. 물론, 액수가 그 인물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척도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신사임당에 대해 그리 잘 알고 있진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막연하게 율곡 이이와 매창의 어머니라는 정도. 조선의 현모양처. 조선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미술가 란 정도일까요. 그러던 차, 신사임당의 작품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광표 작가의 『조선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신사임당 갤러리』입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사임당의 삶 전부를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 한계는 그림으로 한정짓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사임당의 화가로서의 삶, 그리고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로 책이 채워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사임당의 유명한 작품들을 하나하나 감상하고, 그 작품 속에 담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저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음이 커다란 선물로 다가오는 좋은 책입니다.

 

책을 통해, 신사임당에 대한 선입견 하나를 벗겨내게 됩니다. 신사임당 하면 현모양처의 대명사이고, 그래서일까요? 왠지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여성일 것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당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신사임당만한 예술 활동과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임을 증거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책은 신사임당에 대한 선입견 하나 벗겨내고 그녀의 작품들 속으로 들어가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그저 단편적으로 접했던 신사임당의 그림들을 체계적으로 접하며, 그에 따른 설명들을 들을 수 있음이 너무 좋습니다. 그림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기에 적합한 책입니다.

 

아울러 신사임당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채소나 곤충, 동물 등을 통해, 이런 사물들 안에 담겨진 의미가 무엇인지도 저자는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장수, 풍요로움, 출세, 성공 등을 향한 당 시대인들의 소망이 그 안에 담겨져 있음을 말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에 ‘조선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이란 문구가 들어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신사임당의 작품들에 대해 이렇게 하나하나 감상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음이 행복한 시간임을 느끼게 됩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몇몇 자연과학적 내용에 있어 오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 속 사마귀에 대한 설명(사마귀가 옆을 보고 있는 모습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설명.), 매미가 이슬을 먹고 산다는 내용(물론, 이 부분은 진나라 육운이란 사람이 매미의 5덕을 이야기한 부분을 인용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직접 인용한 부분이 아닌 다른 부분 까지 이렇게 매미가 이슬을 먹고 산다는 정보를 전해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네요.), 나비와 나방의 혼동(그림 속에 나방이 확실한 그림들도 많아요. 그런데 모두 나비라고 칭하고 있네요.) 등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신사임당의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너무나도 귀하고 좋은 책임에 분명합니다.

 

신사임당의 그림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모두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인생들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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