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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 ㅣ 청소년시대 4
제임스 크뤼스 지음, 이호백 그림, 정미경 옮김 / 논장 / 2016년 8월
평점 :
우리 삶에 있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이미 물신에 지배를 받게 된 요즘 돈이 가장 소중한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재물, 소유야말로 모든 이념과 사상, 삶의 덕목을 지배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청소년소설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린 모두 이렇게 외치게 될 것이다.
“뭣이 중한디.”
그래, 우린 뭣이 중한지를 알아야 한다. 그럼, 작가가 전해주는 진정으로 중한 것,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떠나보자.
가난한 뒷골목에 사는 팀 탈러는 세 살 때 엄마를 잃었고, 4학년 때엔 아빠를 잃었다. 가난한 뒷골목에서 새엄마와 의붓 형과 함께 지내야만 하는 팀. 팀은 아빠의 장례식장을 뛰쳐나가 경마장으로 향한다. 경마장은 아빠와의 행복한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에. 그리고 그곳에서 의문의 신사를 만나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신사가 하라는 대로 경마권을 샀더니(돈도 주웠다.), 돈을 따게 된 것이다(물론 그 돈은 모두 도둑맞았지만.). 이렇게 팀은 낯선 신사를 거듭 만나게 되고, 신사를 통해 경마에서 거듭 돈을 따게 된다. 그러던 차 신사에게 놀라운 제안을 받게 된다. 무슨 내기에서든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줄 테니, 팀의 웃음을 팔라는 것. 이렇게 팀은 낯선 신사에게 웃음을 팔고, 어떤 내기에서도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사게 된다.
이렇게 팀은 ‘파우스트의 거래’를 하게 된다. 영혼이 아닌 웃음을 팔았다는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웃음을 팔아버린 팀은 그 뒤로 어떤 거래에서든 이기게 된다. 경마에서 어떤 말에 걸어도 이기게 되는 것도 당연하고. 하지만, 이렇게 경마를 하여 딴 돈들은 모두 새엄마와 의붓 형의 차지가 된다. 이에 팀은 마지막으로 크게 경마에서 승리하여 그 돈을 새엄마에게 선사한 후 멀리 배를 타고 항해 여행을 하려 계획한다. 과연 이 여행에서 팀은 어떤 모험을 하게 될 것이며,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웃음을 대가로 무엇이든 이길 수 있는 행운을 얻은 팀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아울러 행복할 수 없다면, 그의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도서출판 논장에서 금번 새롭게 출간된 제임스 크뤼스의 『팀 탈러, 팔아 버린 웃음』은 2003년 출간된 『웃음을 팔아버린 꼬마 백만장자 팀 탈러』(전2권)의 합본개정판이다.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재물일까 아님, 또 다른 무엇일까를 작가는 재미난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과연 오늘 우리는 무엇을 좇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들고.
이 책에서 재물보다 소중한 것은 당연히 웃음이다. 웃음은 마음의 자유를 선물한다(218쪽). 심지어 “사람이 웃으면, 악마는 제 힘을 잃는다.”(379쪽) 팀 탈러는 바로 이처럼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 웃음을 되찾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팀이 웃음을 되찾는 일에는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 소중한 사람들의 도움이 커다란 역할을 감당한다. 그러니, 정말 소중한 것은 우정과 웃음이겠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소유를 갖게 된 부자 소년 팀 탈러는 이렇게 생각한다. 소유보다 더 중한 것이 우리에게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구절이다.
꽃에 햇빛이 필요하듯, 사람에게는 웃음이 필요한 법이다. 웃음이 말라 버렸다고 상상해보라. 인류 사회는 동물원이나 천사들의 사회가 될 것이다. 지루하고 심각하고 숭고한 무관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비록 심각한 얼굴을 하고는 있지만, 팀은 웃고 싶다는 소망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만족스러워 보였을지라도, 팀은 세상 사람들과 같이 웃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뉴욕의 거지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289쪽)
소설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도 갖게 한다. 물론, 범인이 누구인지 독자는 알고 있다. 하지만, 범인과 웃음을 사이에 둔 싸움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고발하고,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을 알게 해준다. 그렇기에 굳이 장르를 규정한다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제임스 크뤼스라는 작가에게 매료된 멋진 소설이다. 이 소설과 함께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웃음을 꽉 붙잡는 인생들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