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가마솥 프리데인 연대기 2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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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5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책이자, 판타지 동화의 고전이라 말할 수 있는 『프리데인 연대기』의 두 번째 책, 「악마의 가마솥」이 드디어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한 시리즈의 책이 뉴베리 상을 두 번 받은 놀라운 이력도 가지고 있는 판타지 동화, 그 두 번째 비밀의 문을 열어봅니다.

 

영웅이 되길 꿈꾸는 타란, 하지만, 그는 또 다시 돼지치기 조수의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1권에서 함께 모험을 했던 아이란위 공주(달벤 요새에서 부엌일을 하기에 부엌때기란 소리를 듣습니다.), 그얼기(동물 반, 인간 반의 존재, 타란의 친구이자 타란을 주인으로 섬깁니다.)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달벤 요새에서의 지루한 삶을 뚫고 또 다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각지에서 영웅들이 달벤 요새로 모여든 겁니다. 다름 아닌 마왕 아란이 악마의 가마솥을 통해, 가마솥 인간(죽은 시체를 가마솥에 넣으면 다시 태어나게 되는 인간들입니다. 아마도 강시나 좀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물론, 이번 이야기 속에서는 정작 가마솥 인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을 계속 만들어내는 문제 때문입니다. 각지의 영웅들은 가마솥 원정대를 조직하여 마왕 아란에게서 몰래 악마의 가마솥을 가져오려 합니다. 과연 가마솥 원정대의 이번 임무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가마솥 원정대에 속해 또 다시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되는 우리의 주인공 타란. 타란과 일행들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은 물론, 마왕 아란입니다. 사실, 여전히 마왕 아란의 실체는 이야기 속에서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 존재만으로도 영웅들에게 위협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진짜 타란의 적은 일행 안에 있답니다. 사사건건 타란을 무시하고, 타란에게 명예가 돌아갈까 전전긍긍하며, 명예의 노예가 되어 버린 엘리디어 왕자가 겉으로 드러난 타란의 가장 큰 적입니다(엘리디어 왕자는 몰락한 왕국의 막내 왕자로 명예에 집착합니다. 잘못된 방법을 통해서라도 명예를 얻으려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중에는 악마의 가마솥을 찾은 타란의 공을 자신의 것으로 돌리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행 가운데 자신의 진면목, 진심을 감춘 채 영웅의 자리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어쩌면 가장 큰 적이겠죠. 엘리디어 왕자처럼 겉으로 드러난 적이 아닌, 숨어 있는 적이야말로 가장 위험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선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 거짓을 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현실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인생의 모험 속에서도 바로 이런 이들이 가장 큰 적이 아닐까 싶네요.

 

다양한 위기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서로를 아껴주며 함께 고난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그런 동료가 있기에 타란의 모험은 멋진 모험이 됩니다. 오늘 우리 현실의 삶 속에서도 우린 여전히 힘겨워 하고 지치고 상하겠지만, 힘겨운 나날들 속에서도 행복한 모험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멋진 선후배와 동료들 말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동료들이 우리 삶 속에 가득하길 소망해봅니다.

 

판타지 소설답게 소소한 판타지적 요소들 역시 흥미로운 소재들입니다. 발에 뿌리면 발자국을 지워 주는 요술 가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물론, 시체를 넣으면 가마솥 인간들로 살려내는 악마의 가마솥이란 존재 역시 그렇고요. 또한 1편에서도 등장하였던, 음유시인 프류더가 가진 요술하프, 그리고 이번에 타란이 동행자 아데이온에게서 받게 되는 브로치 역시 그렇습니다. 이 브로치는 꿈과 지혜, 예언의 능력이 더해져 있습니다. 브로치를 통해 미래를 알게 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이런 신비한 물건들의 존재가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통해 진짜 신비한 보석을 만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성장’입니다. 아직은 돼지치지 조수의 신분에 불과한 고아 소년 타란이 모험을 통해 조금씩 영웅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프리데인 연대기》속에 감춰진 보석이 아닐까 싶네요.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았고, 아직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식, 진실, 사랑(이 셋은 동화 속에서 음유시인들의 상징이라고 합니다.)을 붙잡고 용기 있게 악에 맞서는 타란의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신비한 보석입니다. 이제 그 신비한 보석이 조금씩 빛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얼마나 더 반짝이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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