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 3 - 워갈의 노래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레인저스 시리즈≫ 3권은 「워갈의 노래」란 제목이다. 아랄루엔 왕국의 반란자 모가라스가 자신의 부하들인 워갈 몇을 왕국에 몰래 숨어들게 한다. 이들을 발견한 레인저 홀트와 그의 수습생 윌은 워갈들을 추격하여 그들에게서 문서 하나를 빼앗게 되는데, 이로 인해 왕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된다. 그 문서는 다름 아닌 왕국을 공격할 모가라스의 전쟁계획서였던 것.

 

아랄루엔 왕국에서는 군사들을 모가라스 군대의 침투 예상지역으로 모이게 하는 한편, 왕국 남쪽에 있는 동맹국 켈티카 왕국에 협력을 구하는 사절단을 보낸다. 이 사절단에 윌의 선배 레인저인 길런, 그리고 윌, 여기에 전사로 호레이스가 함께 하게 된다. 사실 별로 위험할 것 없는 사절단이라고 해서 가장 젊은 레인저와 수습생 두 명으로 구성된 것.

 

하지만, 이렇게 켈티카 국경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는 것은 오직 비어있는 초소와 비어있는 마을뿐. 켈티카 왕국이 이상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3권 「워갈의 노래」에서는 윌이 그의 선배인 길런, 그리고 친구인 호레이스와 함께 켈티카 왕국을 찾는 이야기다. 그곳에 가보니, 이미 남동쪽에 고립되어 있는 모가라스는 오래전부터 반격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과연 모가라스의 음모를 윌과 동료들은 파헤칠 수 있을까?

 

3권은 4권 「불타는 다리」와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모든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지만, 이 둘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모가라스의 음모와 공격 앞에 선 윌과 동료들, 그리고 아랄루엔 왕국의 이야기다(물론 크게는 1-4권이 모두 모가라스와의 대립 구도이지만.). 3권은 어째 서론 격인 느낌이 나고, 4권이 본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3권은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가 병행 진행된다. 하나는 윌과 호레이스가 선배 레인저 길런과 함께 켈티카 왕국으로 향하는 모습이고, 또 하나는 윌의 고아원 친구인 소녀이자 아름다운 아가씨인 앨리스의 이야기다.

 

길런, 윌, 호레이스가 켈티카 왕국으로 향하는 장면은 마치 무협소설에서 무림초행 초보자가 은거 무림 고수와 우연히 동행하던 가운데 절대초식을 전수받는 것 마냥, 윌과 호레이스는 함께 동행하는 선배 길런에게서 여러 가르침을 받게 된다. 윌이야 같은 레인저이기에 선배 레인저에게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투학교 수습생인 호레이스가 길런에게 배우는 이유는 길런은 독특한 레인저이기 때문. 길런은 원래 기사 가문의 아들로 전설적인 검객의 가르침을 받은 검술의 고수다. 레인저들은 장검을 사용하지 않고, 활과 단검을 사용하지만, 유일하게 레인저이면서도 장검을 사용하는 게 길런이다. 물론, 레인저의 무기도 사용하고. 이런 사연으로 윌과 호레이스는 각자에게 필요한 것들을 길런에게 배운다(이때 함께 배우며 알게 된 레인저 무술을 4권에서 호레이스는 위기의 순간 사용하기도 한다.).

 

앨리스의 이야기 역시 재미나다. 앨리스는 외교부의 수습생이 되어 훈련을 받는데, 그녀의 첫 번째 공식 외교 업무수행에 레인저 홀트가 동행한다. 이 일에서 못되게 구는 그곳 남작의 코를 뭉개놓는 장면은 유쾌 통쾌 상쾌하다. 그곳 남작은 상대가 어린 소녀일뿐더러 동행인은 자그마한 산지기처럼 생겼기에 함부로 대했던 것. 상대가 전설적 레인저 홀트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상대의 외모를 보고 판단하고 무시하는 자들이 모두 이 남작처럼 망신을 당하게 된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오늘 이 땅에서도 자신이 가진 것이 있다고 함부로 타인을 대하는 갑질인생들이 이처럼 임자 톡톡히 만나는 일들이 빈번히 일어난다면 세상이 얼마나 재미날까?

 

3권에서 또 하나 특기할 것은 이반린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일행이 워갈 부대의 공격에 모두 죽임을 당하고 홀로 살아남은 이 소녀는 윌의 일행과 만나 동행하게 된다. 이 소녀는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이는 4권에서 밝혀진다.)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 과연 왕국의 반란자 모가라스의 음모와 공격을 레인저 수습생인 윌이 어떻게 밝혀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안고 읽게 된다. 게다가 이번 이야기에서는 윌이 무리(호레이스, 이반린)의 리더가 되기도 한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조그마한 고아소년 윌. 그런 윌이 비록 적은 수이지만, 무리를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처럼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판타지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아울러 비록 적은 수를 이끌게 되지만, 윌의 책임감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그 자리가 크건 작건 간에 자리는 사람을 만든다. 무엇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건 그 자리에 합당한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다는 의미이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언제나 그렇다. 그럴진대 현실 속에서는 어째 자리에 앉음을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것보다는 생색이나 내고, 높은 자리를 이용하여 뭔가 자신의 유익을 챙기는 자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습은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판타지 소설만도 못한 현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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