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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스 1 - 선택의 날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보고 싶던 판타지 소설 가운데 하나가 『레인저스』시리즈였다. 이미 절판된 시리즈이기에 중고서적을 기웃거리던 시리즈였는데, 알〇딘 중고서점에 책이 있음을 검색하고 곧장 달려가 구입했다. 물론, 아쉽게도 1-4권뿐이지만.
작가 존 플래너건을 알게 된 것은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브라더 밴드 시리즈≫를 통해서다. 이 작품은 현재 4권까지 출간되었다. ≪브라더 밴드 시리즈≫는 여타 판타지 소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이렇게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판타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존 플래너건의 소설은 판타지이면서도 많은 판타지 소설처럼 마법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울러 뭔가 실현 불가능한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단지 모험소설이라고나 할까? 물론, 다소 과장된 모험소설이긴 하지만. ≪브라더 밴드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첫 번째 시리즈는 과연 어떨까 궁금하였는데, ≪레인저스 시리즈≫ 역시 마법도 마법사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판타지적 요소가 없진 않다. 특히, 특별한 종족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아들에게 읽혀주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는 ≪레인저스 시리즈≫ 1-4권까지는 아랄루엔 왕국의 반란자 모가라스와의 대결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모가라스 군대의 대표적 병력은 워갈이란 종족이다. 땅딸막한 기형적 생명체인데, 절반은 사람 같은 모습으로 기다란 송곳니를 가진 지능이 떨어지는 종족이다. 사람의 말을 하진 못하고 노래 비슷한 리듬을 가진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물론, 이 가운데서는 인간의 언어를 하는 이들이 몇몇 있긴 하다. 4권에서 등장).
또 하나 칼카라라는 무시무시한 짐승이 등장한다. 이들은 어마무시한 살인병기들이지만, 오히려 워갈보다 지능이 뛰어나 더욱 위험한 녀석들이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오직 2마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들이 2권에서 주인공과 그 스승을 위기에 몰아세우기도 한다.
이런 몇몇 특별한 종족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여타 청소년 모험 소설이라 볼 수 있는 판타지 소설, 『레인저스』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먼저, 소설의 무대를 살펴보자. 소설의 무대는 중세 유럽을 모티브로 한 아랄루엔 왕국(물론 역사적 공간이 아닌 가상의 공간이다.)이란 곳이다. 이곳은 모두 50개의 영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영지는 남작이 관할한다. 이들 남작은 왕국의 덩컨 왕에게 충성한다. 그리고 각 영지마다 특별한 존재가 있으니 바로 레인저다.
그럼, 이번엔 레인저가 뭔지를 살펴보자. 책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레인저 >
아랄루엔 왕국의 특수 첩보 정예부대 요원.
왕국의 눈이자 귀이며, 정보 수집자이고, 정찰자이자 해결사.
레인저는 전투병력이 아니다. 기사도 아니다. 각 영지마다 한 사람씩 있지만, 이들은 각 영지를 다스리는 남작의 지배를 받는다기보다는 왕의 직할 부대로서 왕의 명령을 따르는 독특한 존재들이다. 주인공 윌은 바로 이런 레인저 수습생이 된다.
이쯤에서 주인공 윌에 대해 알아보자. 윌은 아랄루엔 왕국의 영지 가운데 하나인 레드몬트 영지의 고아원에서 살고 있는 고아다. 부모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고아. 그런 윌은 기사가 되는 것을 꿈꾼다. 이제 15세가 된 고아들은 자신들의 장기에 따라 여러 분야의 견습생이 될 기회를 갖게 되는데, 윌은 기사가 되기 위해 전투 학교 견습생이 되길 꿈꾼다.
하지만, 이 꿈은 윌이 보기에도 실현 가능성이 적다. 왜냐하면, 윌은 너무나도 작은 아이이기 때문. 물론 민첩하고 재치가 뛰어나며, 힘이 약하지도 않지만, 너무 작은 덩치는 전투학교 입학에 큰 장애물임에 분명하다. 과연 윌은 전투학교 수습생이 될 수 있을까?
당연히 안 된다. 윌은 전투학교가 아닌 레인저 수습생이 된다. 가장 신비한 조직이며,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 레인저. 한 번도 꿈꿔 본적도 없고, 사실 직접 본 적도 없는 레인저. 바로 그 신비한 레인저의 수습생이 되어 위대한 레인저 홀트와 함께 살게 된 윌. 과연 윌은 멋진 레인저가 될 수 있을까?
이처럼 1권 「선택의 날」은 윌이 레인저 수습생이 되는 과정을 주로 이야기한다. 그 과정이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 모자 통해, 그린핀도르, 슬리데린, 레번클로, 후플루트 등으로 나뉘는 장면처럼 말이다. 물론, 그처럼 스케일이 크고 신비한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수습생이 되기 위한 그 간절함과 긴장감, 그리고 아기자기함이 오히려 돋보인다. 특히, 윌이 자신이 원하던 전투학교가 아닌 레인저 수습생이 되는 과정이야말로 흥미진진 재미나다.
고아라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뿐더러 모험의 순간순간을 견뎌내며 극복해나가는 주인공 윌의 모습이야말로 어쩌면 ≪레인저스 시리즈≫의 가장 큰 축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그 출발의 첫 걸음을 디뎠다. 앞으로 윌 앞에 펼쳐질 모험의 순간들이 기대된다.
또 하나 1권 「선택의 날」에서 중요한 내용은 윌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첫째는 그의 스승이 되는 위대한 레인저 홀트, 다음은 그의 조랑말 터그다. 터그는 겉보기에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보잘 것 없는 조그마한 조랑말에 불과하지만, 여느 말보다도 더 뛰어나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청소년들이 윌처럼 자신의 삶을 세워나갈 수 있길 소망한다. 때론 힘겹고 위험한 순간들이 있겠지만, 결국은 이겨내는 그런 진짜 모험을 감당해 나가는 멋진 청소년들이 되길 말이다. 아울러 윌처럼 멋진 만남도 갖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