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신연의 2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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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1권이 상나라 주왕의 폭군정치와 함께 주왕과 소호의 대치, 그리고 소호의 딸 달기를 후궁으로 맞아들이는 모습, 달기로 인해 더욱 난폭해지는 주왕의 정치 등을 보여주었다면, 이제 2권에서는 『봉신연의』의 주인공 강상(강태공)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원시천존의 제자로 수행하던 강상은 이제 하산하여 상나라로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하는 일마다 망하던 강상은 우여곡절 끝에 주왕의 신하가 되고, 주왕의 명에 의해 녹대를 건설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달기에 현혹되어 백성들을 돌보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주왕이 또 다른 방탕한 연락을 위해 녹대를 쌓는 일은 백성들의 피와 땀을 빠는 짓이라는 생각에 강상은 거부하고 은거하게 된다(이때부터 그 유명한 강태공의 세월을 낚는 낚시가 시작된다. 아울러 2권 중반 부분에서 드디어 강상은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상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세울 기반이 하나하나 세워진다.).

한편, 여전히 주왕의 무도한 정치는 계속된다. 달기의 속삭임에 포락형에 이어 채분형이라는 천인공노할 형벌을 만들어 함부로 생명을 빼앗는다. 또한 강 황후를 죽인 일로 인해 제후들이 혹 반발할 것을 염려한 주왕은 제후들을 불러들여 죽인다. 이 때, 서백후(나중의 문왕)는 목숨을 부지하기는 하지만, 7년간 구금되기도 한다. 이렇게 구금되었던 문왕이 주왕의 마수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2권에서는 상당 부분 할애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은 천라지망을 뚫고 탈출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과연 문왕은 주왕의 마수에서 벗어나 자신의 영토인 서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 2권은 강상이 전면에 등장할뿐더러, 또 한 편으로는 문왕의 목숨을 건 탈출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과정 가운데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개념들(선천진기, 삼매진화 등.), 다양한 무기이름 등이 곳곳에서 등장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특별한 기쁨이 된다. 아울러 1권보다는 조금 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도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물론, 이런 판타지적 요소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오겠지만.).

 

2권 역시 어리석은 군주로 인해 얼마나 큰 불행이 나라에 임하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리석은 군주 한 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야만 하는 부조리, 이것을 묵인하는 것이 정의일까? 무도하고 타락한 군주, 과연 그런 군주에게 충성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충성과 절개, 지조와 의리라는 덕목들은 삶에서 포기해선 안 되는 덕목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왕처럼 무도한 군주 아래에서도 이런 덕목들이 선한 덕목이 될 수 있는가?

 

반역이나 배신은 분명 부정적인 덕목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주왕이라면 어떨까? 주왕을 배신하고 바른 군주를 찾아 떠나는 행위를 배신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백성은 섬김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방탕과 향락을 위해 제공되어져야 할 수단에 불과하다 여기는 군주를 향해 반역의 기치를 세우는 것도 나쁘다 말 할 수 있을까?

 

『봉신연의』는 스토리의 전개가 재미날뿐더러 이런 질문을 던져주는 무거움도 있다. 아울러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득한 정말 종합선물세트와 같다는 느낌이다.

 

또한 2권에서 만나는 강상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수십 년간 도를 수행하고 내려온 도인 강상이 세속 속에서 하는 일들마다 실패한다. 국가를 경영할 능력은커녕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가기에도 벅찬 모습이다. 거듭하여 실패하는 모습은 단지 운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무능한 자의 모습, 다소 어수룩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런 모습에 아내에게 날마다 구박받다 결국 버림받는 인생이다. 그런 강상이 과연 어떤 큰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강상은 자신의 뜻을 펼칠 시대, 주군을 만나길 기다리며 세월을 낚는다. 그리고 결국엔 주나라의 승상이 되어 새로운 제국을 세우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강상의 모습을 보며, 과연 우리를 세울 시대는 언제일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나에게 정해진 시대, 때를 만나게 되길 기다려본다.

 

이러한 강상이 과연 어떤 활약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될지 궁금한 마음을 품고, 3권으로 손을 내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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