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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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두 번째 책은 「결투단의 최후」란 제목입니다. 오방도사의 제자가 되어 오방구결을 통해 멋진 권법을 익히는 건방이. 건방이에게 사형이 생겼답니다. 바로 1권에 등장하던 악당 대도(大盜) 도꼬마리가 바로 건방이의 사형이었네요.

 

20여 년 전 오방도사의 제자가 되어 권법을 배우던 촉망받던 후기지수(后起之秀)였지만, 변면술(變面術, 무협소설에서는 ‘역용술(易容術)’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죠. 한 마디로 변장술이지만, 일반적인 변장도 있지만, 얼굴 근육을 변용시키는 기술이죠.^^)에 재미를 붙이며, 변면술을 이용하여 도둑질을 하다가 파문당한 도꼬마리. 도꼬마리는 변면술을 너무 많이 사용한 나머지 몸은 어린이의 몸이면서도 얼굴은 늙어버린 그런 상태가 되었답니다. 이에 오방도사는 건방이와 함께 금강산에서 캤던 ‘회춘풀’을 도꼬마리에게 먹이게 되고, 이 효능이 너무 과하여 도꼬마리는 9살이 되어 버렸답니다.

 

나이는 건방이보다 훨씬 많은 사형이지만, 실제 외모는 더 어린 도꼬와 건방이의 동거가 2권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도둑질에서 손 씻은 도꼬는 건방이와 함께 머니맨2로 활약을 합니다. 두 명의 머니맨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오방도사의 오래된 라이벌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이름도 참 거창하네요. 그런데, 실제 이름은 광삼이랍니다.^^)와 오방도사의 대결. 그리고 그 제자들인 오지만과 건방이의 대결이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언제나 빵셔틀을 해야만 했던 홀쭉이(오지만, 일명 오지랖)는 어느 날 만난 이상한 할아버지를 통해, 자신을 괴롭히는 못된 녀석에게 복수할 힘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만난 이상한 할아버지가 바로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입니다. 오지만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가 되어 스승에게서 온갖 독공과 암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는 오방도사와는 라이벌 관계에 있답니다. 오방도사를 이기는 것을 일생일대의 사명으로 삼고 있는. 이렇게 하여 오지만은 스승의 영향으로 건방이에게 악감정을 갖게 되고, 건방이를 호시탐탐 노리게 됩니다.

 

과연 건방이와 오지만의 대결, 오방도사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또 하나, 한참 늦사랑을 불태우던 오방도사와 설화당주의 사랑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무신경한 오방도사가 그만 100일 기념일을 잊고 지나갔거든요. 이에 설화당주가 단단히 뿔이 났답니다. 과연 둘 사이의 애정전선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이야기인 「결투단의 최후」에서는 독공과 암기술의 대가가 등장합니다. 마치 무협소설에서의 사천당가의 절대고수처럼 말입니다. 이런 독공과 암기술을 통해 무예를 연마하는 이들을 많은 무예인들은 비겁하다는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화 속에서도 그렇습니다. 이런 무시와 천대에 대한 오지만의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마음을 울립니다.

 

숨어서 암기를 날리고, 몰래 독을 쓰는 게 바로 내가 배우고 익힌 우리 스승님의 무술이야. 너희가 권법이나 검법을 연마하는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해서 익힌 기술을 쓴 건데 그게 미안할 턱이 없잖아? 하지만 결투로 진 건 변명할 여지가 없지.(166쪽)

 

남들은 무시할지 모르지만, 암기를 던지고, 독공을 펼치는 것 그것은 오지만이 스승에게서 배우고 정당한 노력을 들여 익힌 결과라는 겁니다. 정정당당함의 한계가 무엇인지 질문해보게 됩니다. 자신이 익힌 무예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갖고 있는 오지만의 모습이 멋져 보이네요. 게다가 대결의 결과에는 이의 없이 수용하는 자세는 오지만이 사실은 마음이 큰 아이인지도 보여주고요.

 

진짜 비겁한 녀석들은 독술이나 암기술을 익힌 오지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조금 힘이 있다고 힘없는 오지만에게 빵셔틀을 시키던 녀석들입니다.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진짜 비겁한 녀석들이죠. 자신이 가진 권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녀석들. 자신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도록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하여 본질을 흐리는 녀석들.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힘없는 이들이 힘을 기르지 못하도록 온갖 야료를 부리는 녀석들이 진짜 비겁한 녀석들입니다. 이런 녀석들은 어른들 가운데도 참 많습니다. 아마도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를 읽는 아이들이라면 이런 비겁한 모습은 배우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역시 2권도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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