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소녀 해주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42
이규희 지음, 이경하 그림 / 내인생의책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두 살 해주는 분희 언니와 함께 나선 시장가는 길에서 군인들의 출정식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 떨어진 일장기를 주워 들고 흔들며 집에 들어가다 그만 주인어른과 딱 마주칩니다. 주인어른은 화가 난 표정으로 해주를 데려가 뭔가를 보여줍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국기라면서 말입니다.

 

“잘 보아라, 이게 바로 우리의 태극기니라. 지금은 비록 일본 놈들 때문에 이렇게 숨겨 둬야 하지만, 언젠가 나라를 되찾으면 마음 놓고 태극기를 내갈 날이 올 게다. 그때까지는 애석하게도 감춰 둬야 하는 보물이지.”(25쪽)

이 일로 해주는 지금의 우리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님을. 되찾아야 할 진짜 우리나라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왜 일본 사람들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는데, 조선 사람들은 주눅 들어 다녀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해주는 먼저 우리의 글을 배우려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글자도 모르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글과 우리나라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해주. 어느 날 주인어른은 집안 일꾼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노비문서를 모두 태워버림으로 해주도 해주네 부모님도 분희 언니도 모두 자유의 몸이 됩니다. 이렇게 자유를 얻은 해주는 이제 무얼 할까요?

해주는 주인어른과 그 아들들의 영향으로 독립군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처음엔 단순한 심부름으로 시작되었지만, 해주의 활약은 경성을 넘어, 신의주, 상하이, 충칭, 그리고 다시 경성을 오가며 독립운동의 당당한 일원이 됩니다. 비록 나이가 어려 직접 싸울 수는 없지만, 중요한 서류나 독립자금을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나이가 어리기에 일제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한 거죠.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작은 힘이나마 쏟는 해주의 모습이 참 멋지고, 가슴 뭉클합니다. 특히, 마지막 일제의 혹독한 고문과 폭력 앞에서도 전혀 뜻을 굽히지 않는 그 절개는 오늘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규희 작가의 신작동화 『독립군 소녀 해주』를 읽다 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분들의 고귀한 몸부림을 느끼게 됩니다. 아울러 해주와 같은 어린 아이들조차 독립을 향한 열정으로 위험한 일들을 감수했음을 생각할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솟아오릅니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그럼에도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며, 아울러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나이와 상관없이 결코 작지 않음도 보게 되고요.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수많은 해주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