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비밀인데… 풀빛 그림 아이 57
강소연 글, 크리스토퍼 와이엔트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그림책 『넌 (안) 작아』, 『내 거 (아니)야』의 작가 강소연 신작 그림책이 나왔네요. 이번엔 털복숭이 녀석들이 등장하지 않고, 개구리가 등장한답니다. 제목은 『이건 비밀인데...』. 그럼 뭐가 그리 비밀인지 살짝 내용을 살펴볼까요?

 

꼬마 개구리에게 비밀이 있답니다. 여태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고 꼭꼭 감춰뒀던 비밀인데, 그건 바로,,,, 물이 무섭다는 겁니다. 개구리가 물이 무섭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요? 세상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참~ 많답니다. 물이 무서우니, 너무나도 당연하게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개구리. 과연 이 개구리 이대로 괜찮을까요?

예쁜 그림책인 『이건 비밀인데...』는 자신의 약점, 남들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은 비밀을 용기를 내어 밝히는 개구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구리는 본능적으로 물을 좋아하고, 수영을 잘해야 하는데, 주인공은 그렇지 못해요. 그래서 처음엔 자신의 그런 모습이 알려지지 않도록 애를 씁니다. 그러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개구리는 자신의 약점, 비밀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물론 부모님께도 말이죠. 그러다 주인공 개구리는 용기를 내어 비밀을 밝힙니다. 이렇게 부모님께 자신의 비밀, 자신의 단점을 용기를 내어 밝히는 모습이 참 멋지네요.

 

그런데, 부모님도 이미 알고 계셨네요. 단지, 모른 척 해주신 거죠. 언젠가 때가 되면 용기를 내어 헤엄치게 될 것을 믿고 계셨던 건지도 모르겠고요. 이게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먼저, 이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약점, 자신의 감추고 싶은 비밀을 용기 내어 밝히는 그 모습, 그 용기를 먼저 보게 됩니다. 자신의 약점을 꽁꽁 감추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용기 내어 밝히고, 도움을 요청할 때, 뭔가 대안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용기를 가지고 약점을 보완하며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또 하나, 이 그림책 속의 물을 두려워하는 개구리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남들과 조금 달라도, 남들보다 조금 성장이 늦어도 걱정하지 말라는 것 말입니다. 그림책 속의 개구리 부모님은 이미 개구리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그래도 모른 척 기다려줬답니다. 아기 개구리가 약점을 극복할 그 적당한 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희 집엔 늦둥이 사내아이가 있습니다. 이제 3살이 된 아이인대요. 이 아이가 더 아기였을 때, 때가 되었는데도 기질 않는 거예요. 그러다 자신의 힘으로 앉을 때가 되자, 엉덩이로 기기 시작하는 겁니다. 앉은 자세로 말이죠. 다른 아기들은 엎드려 기는데, 우리 아이는 엉덩이로 앉아서 기어 다녔답니다. 이런 모습에 주변 어른들 가운데는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하지만, 저희 부부는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몸을 가누고, 앉아 엉덩이와 다리를 이용해서 길 수 있다면, 마땅히 때가 되면 거짓말처럼 일어나서고, 걷게 될 것이라 믿었죠. 실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의외로 이렇게 엉덩이로 기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아이들은 때가 되면 그냥 서서 걷는다고 경험담을 올리기도 하였고요. 정말, 아이는 때가 되니, 서게 되고, 걷고, 지금은 마구 뛰어다니고 있답니다.

 

마땅히 기어야 할 때에 기지 않고, 엉덩이로 기는 모습이 어떤 분들에겐 신기하기도, 어떤 분들에겐 이상하게도 여겨졌겠죠. 염려스러운 약점으로 여겨지기도 했을 테고요.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의 차이일 뿐 아닐까요.

 

그림책 속의 개구리를 보며, 괜스레 저의 개인적 상황을 대입하여,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개구리. 정말 큰일 날것처럼 여겨지죠. 하지만, 때가 되면 마땅히 물속에서의 헤엄치는 것을 재미있어하게 되네요. 우리 아이들의 성장도 그렇겠죠. 그 믿음으로 모든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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