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 비밀결사대 3 - 안개속을 달리다 일공일삼 57
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 비룡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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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물러날 기미가 없다. 폭염이 끝난다는 예보는 계속 늦춰진다. 15일이면 끝난다던 폭염은 계속 늦춰져 주말까지 늦춰지더니, 주말인 지금(19일)은 다음 주 화요일에야 끝난단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광복절을 맞아 무더위로부터 해방되리라던 기대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젠 그저 그러려니 하는 체념의 마음이 더 크다.

 

한정기 작가의 『플루토 비밀결사대』 세 번째 책인 「안개 속을 달리다」는 바로 이런 날씨가 배경이다. 무더위에 지쳐가는 계절, 플루토 비밀결사대원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는 삶의 자세가 아닌 자발적으로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는 신나는 추리의 시간을 보낸다.

 

이제 아이들은 6학년이 되었다(물론 서진이는 5학년.). 2권에서처럼 또 다시 여름방학에 일어난 사건. 이제 6학년이 되어 몸도 키도 성큼 자란 아이들의 여름방학은 비록 무덥지만 보람 있는 시간이다.

 

금숙은 엄마가 있는 영국으로 가게 된다. <플루토 비밀결사대> 친구들과 떨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영국에서의 또 다른 뜻 깊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추리소설 마니아에게, 특히, 셜로키언(또는 홈지언)에게는 성지와 같은 셜록 홈즈와 연관된 장소들을 탐방하게 된다. 추리소설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추리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금숙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겠다. 괜스레 동화속의 금숙이 부러워지기도 하고.

 

반면, 나머지 대원들 역시 여름방학을 보람차게 보낸다. 다함께 마임 강습을 다닌 것. 마임 강습을 통해, 신나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의 시선이 성장하게 된다. 마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가르쳐준다. 새로운 눈으로 사람과 주변을 잘 관찰하면 늘 보던 것도 새롭게 보인다는 것을. 이런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마임에 도움이 된다는 게다. 아이들은 마임을 통해 이렇게 새로운 시선을 익히게 될뿐더러, 이런 시선은 사건 해결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된다.

 

마을에서 실종된 아이를 찾아 나선 <플루토 비밀결사대>는 리더 격인 금숙이 빠진 상태에서 자신들만의 힘으로 실종된 아이를 찾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하지만, 진짜 성과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눈이 생긴 것. 물론 이런 새로운 눈으로 사건을 해결한 것도 성과이지만, 사건 이면에 담겨진 진실을 바라보는 눈이 아이들에게 생겼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범인의 상황, 범인의 아픔까지 들여다 볼 줄 아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는 아이들의 성장한 모습이 참 예쁘다. 두려움에 지지 않고, 용기 있게 안개 속을 달려 나가는 아이들의 멋진 모습이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한다.

 

물러나지 않는 무더위가 혹 오늘 나에겐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 그 득도한 새로운 눈을 허락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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