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피 키드 10 - 시간 탐험 일기 윔피 키드 시리즈 10
제프 키니 글.그림, 김선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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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피키드 시리즈≫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앞의 책들을 모두 건너뛰고 최근에 출간된 10권을. 제목은 『시간 탐험 일기』. 시간 탐험이라니 혹 시간 여행을 떠나는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본다.

 

시간 여행이긴 한데, 예상했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나 미래로 가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 그레그의 엄마의 주도 아래 주말동안 온 동네 사람들이 스스로 플러그를 뽑고, 전자기기 없이 지내보기로 했다. 일명 ‘전자기기 없이 살기’ 운동이다. 의회의 허락까지 받아 온 동네가 시행하기로 한 이 운동. 이제 사람들은 주말에 뭘 해야 할까? tv도 볼 수 없고, 컴퓨터도 할 수 없고, 게임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전자책도 볼 수 없다. 그럼 할 일은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일 뿐이다. 주말이 되어 할 일이 없어진 동네 사람들은 온 종일 집 밖에 나와 걸어 다닌다. 우리 주인공 그레그가 볼 때는 참 한심한 일이다. 왜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야만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편리한 삶을 스스로 포기하다니, 이런 어리석은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게다가 그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 자신의 엄마라니 그레그는 얼굴을 들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주인공 그레그가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리는 없다. 도리어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자 한다. 절친 롤리와 함께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온 종일 걷고 뛰느라 지친 이들에게 팔려는 것. 과연 이 일이 잘 진행될까?

 

여기에 또 한 가지 커다란 사건은 그레그가 캠프에 가게 되었다. 다드스크래블 농장에서 일주일간 열리는 캠프인데, 이 캠프는 수십 년간 전혀 바뀌지 않은 프로그램과 여전한 시설 속에서 캠프를 하는 아주 구닥다리 캠프다. 그레그의 형 뿐 아니라, 심지어 그레그의 아빠까지 어린 시절 갔던 캠프. 외딴 농장에서 그야말로 옛날 방식으로 진행되는 캠프. 게다가 미치광이 사일러스 스크래치라는 농부가 캠프장에 있는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캠프. 너무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아빠 차를 망가뜨린 일로 캠프장으로 도망친 그레그, 과연 캠프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이야기는 모두 옛 시절로의 시간 여행을 다룬다. 스마트폰과 수많은 전자기기들로 인해 우리들의 삶이 얼마나 편리해졌나? 하지만, 이런 편리함 이면에는 부작용도 없지 않다. 길을 걸으며 모두 스마트폰만 보기 때문에 많은 사고들이 발생한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전용’ 일방통행로를 만든다. 길을 걸을 때, 각자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면 될 일이지만, 이게 되지 않기에 수많은 돈을 들여 공사를 한다. 세금이 이런 불필요한 일에 사용되기에 정작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자하지 못해 또 다른 많은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그래도 보는 것 같아 반성하게 되기도 한다.

 

셀카를 찍었는데, 상대의 몸매를 몰래 찍었다는 오해로 다투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그레그의 수영복이 살짝 내려갔는데, 이 모습이 찍혀 순식간에 인터넷을 도배하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옛 시절로의 시간 여행. 이 구닥다리 여행을 통해, 그레그는 오히려 또 하나의 멋진 모험을 하게 될뿐더러 아빠와의 멋진 비밀을 공유하기도 한다. 바로 그 지긋지긋한 농장 캠프에서 말이다.

 

편리함이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며, 불편함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님을 보여주는 『윔피키드』 10번째 이야기인 『시간 탐험 일기』, 신나는 모험이 가득하면서도 뭔가 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이야기다. ≪윔피키드 시리즈≫가 왜 그리 사랑받는지를 잘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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