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향기
최병광 지음 / 한국평생교육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 『라오스의 향기』는 여행서적이다. 하지만, 여행안내서는 아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작가는 라오스를 소개하는 여행기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라오스라는 나라를 두 번 다니면서 느낀 소감, 라오스에서 맡았던 향기를 전해준다 말한다. 그래서 제목도 『라오스의 향기』다.

 

그럼, 저자가 맡은 라오스의 향기는 어땠을까? 루앙프라방에서 맡은 향기는 달콤함이다. 실제 저자는 상징적 의미로서의 향기가 아닌 여행지에서 실제적인 향기에 관심하고 맡을 것을 권면한다. 여행에서 보고 듣는 것을 통해 그곳을 느끼는 것처럼, 그 장소에서의 냄새 역시 여행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조금 좋지 않은 공기라 하여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말길 말한다.

 

여행지에는 어디나 향기가 있다. 냄새도 여행의 일부분이다. 눈으로 보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미각도 즐기고 귀도 열어야 하고 코로 들어오는 냄새도 사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루앙프라방은 달콤한 향기의 도시다.(168쪽)

 

이처럼 실제적인 향기 말고도, 이 책 『라오스의 향기』를 통해 맡게 되는 상징적 의미의 향기들도 있다. 책을 읽어가는 가운데 맡게 된 향기를 찾아본다.

 

먼저, 불교의 향기가 난다. 라오스 자체가 소승불교, 남방불교의 나라일뿐더러 저자 역시 불교도로서 불교의 향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또 다른 향기는 여유로움의 향기다. 물론, 저자는 여행지에서 느긋하게 거닐거나 게으름을 누릴 성향은 아닌 듯싶다. 저자 스스로 자신은 새로운 여행지에서 더 많이 느끼려는 조급증을 갖고 있다 말한다. 그러니 저자는 바지런히 움직였으리라. 그것도 무더위 속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그의 글을 읽는 내내 조급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여유와 고즈넉함을 맡게 된다. 어쩌면 라오스라는 땅 자체에 이러한 향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화려하고 북적거림, 향락의 즐김보다는 심심한 자연의 향기를 맡게도 된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라오스는 관광지가 아닌 여행지이기 때문이리라. 물론 조금씩 관광지로 변해가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순박한 사람 냄새가 가득한 곳. 자연의 심심함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심심함이 여행의 맛으로 승화되는 땅이 라오스다.

 

슬픔과 아픔의 향기도 있다. 미국이 라오스를 상대로 벌인 ‘비밀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 있는 땅. 여전히 수많은 불발탄이 남아 있어 목숨을 위협하는 땅. 수많은 공습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은 땅. ‘비밀전쟁’ 이후 불발폭탄만 3천만여개로 추정되고, 이 불발탄에 목숨을 잃은 라오스인이 8천여 명, 부상자는 만2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런 라오스의 슬픔의 향기, 통곡의 세월에 서려있는 향기도 전해준다.

 

무엇보다 수많은 민족들이 하나의 국가 라오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향기를 맡게 된다. 저자는 사람을 만나고 진솔한 삶의 모습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이라 말한다. 이러한 삶의 향기까지. 저자가 무더위 속에서 힘들여 여행한 그곳을 편하게(물론 더운 날씨이긴 하지만) 앉아 읽고 여행의 향기를 맡게 됨이 괜스레 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을 읽고 나니, 라오스 그 땅에서 직접 향기를 맡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책속에서 저자의 라오스 예찬을 적어본다.

 

라오스는 즐기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다. 라오스는 순박한 사람을 만나러 오는 곳이며 자연을 만나러 오는 곳이다. 이곳이 심심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라오스를 여행할 자격이 없다.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고 따스한 정을 느끼고 싶다면 라오스로 가라. 일상에 찌든 도시인들이라면 라오스가 치유의 땅이 된다. 그곳 시골에서 영혼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 이것이 라오스 여행의 특권이다.(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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