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소년 무걸, 무기를 만들다 - 조선 시대 무기 통합적 지식을 키워 주는 역사동화
이규희 지음, 토끼도둑 그림 / 그린북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민족은 유독 힘이 없어 겪어야만 했던 굴욕적인 순간들이 많습니다. 조선시대에도 그런 순간들이 제법 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병자호란이 아닐까요? 이규희 작가의 『조선 소년 무걸, 무기를 만들다』란 제목의 장편동화는 바로 이 병자호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병자호란과 그 이전의 정묘호란. 힘이 없어 당해야만 했던 그 순간에도 용감하게 역사의 흐름을 고쳐보려 애썼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 작가는 말합니다. 바로 그런 인물들을 작가는 창조해냅니다. 무걸이란 소년과 연두라는 소녀, 그리고 윤자경과 범개 아저씨 등이 그런 인물들입니다.

무걸이란 소년은 정묘년에 일어난 청나라 군대의 침공으로 가족을 모두 잃었습니다. 홀로 고아가 된 무걸은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좋은 양부모를 만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런 무걸에게 꿈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청 군대에 잃은 가족들 원수를 갚는 겁니다. 아무런 힘이 없는 소년 무걸이 어떻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요?

무걸은 어느 날 대장간 옆을 지나다가 쇠로 뭔가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재미를 붙이게 됩니다. 이렇게 무걸은 대장간 범개 아저씨 밑에서 쇠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금세 무걸이 솜씨 좋다고 소문이 나게 되고요. 그런 무걸에게 또 다른 목표가 생깁니다. 바로 군기시에 들어가는 겁니다. 군기시는 조신 시대에 나라의 무기를 만들고 관리하는 관청이래요. 이곳 군기시에 들어가 좋은 무기를 많이 만들어 나라 힘을 키우게 되면, 그래서 청나라를 혼내 준다면 희생된 가족의 복수를 하는 것이라 무걸은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무걸의 기대처럼 조선이 청나라를 혼내주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도리어 병자호란이 일어나 더 큰 어려움과 굴욕을 당하게 되죠. 하지만, 그럼에도 약한 가운데 용기를 모으고, 좌절하기보다는 좋은 무기들을 만들어 남한산성의 군인들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목숨을 거는 무걸의 모습은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도전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위해 두려움과 싸운 ‘연두’와 ‘윤자경’ 등의 모습도 그러하고요.

 

동화를 읽다보면, 울컥하는 순간도 있고, 화가 나는 순간도 있습니다. 안타까워 가슴 먹먹한 순간도 있고요. 그럼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무걸의 모습은 진정한 애국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게다가 이 책은 조선시대 우리 무기들을 소개해주고 있어,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국력이 약하여 굴욕을 당하였지만, 실상 조선의 무기들이 그렇게 약한 것만은 아니었죠. 특히, 신기전의 경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붙일 수 있는 우리 조선의 자랑스러운 무기였답니다(세계 최초의 휴대용 로켓인 소신기전, 세계 최초의 2단 로켓인 산화신기전, 세계 최초의 미사일인 중 대신기전 등입니다.). 이런 우리 조선의 무기들을 만나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라 여겨지네요. 특히, 여전히 우리의 힘으로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하는 우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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