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쑤, 동북을 거닐다 - 제3회 루쉰문학상 수상작
쑤쑤 지음, 김화숙 옮김 / 포북(for book)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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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류작가 쑤쑤의 문화유산답사기 『쑤쑤, 동북을 거닐다』를 만났다. 이 책은 제3회 루쉰 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다. 2001년에 출간되어, 우리말로 금년(2016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은 동북 지역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북 지역이란 랴오닝성(요령성), 지린성(길림성), 헤이룽장성(흑룡강성)을 칭하는 곳으로 쉽게 만주지역이라 생각하면 된다. 우리 역사 가운데서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적 터전이었을뿐더러,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과 투쟁의 삶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 민족에게 의미깊은 지역인 동북지역은 오늘날 한중 관계에 있어 민감한 지역이기도 하다. ‘동북공정’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족의 역사가 아니지만, 현 자신들의 영토 안에 있는 모든 역사가 자신들의 역사라는 논리로 시작된 동북공정의 배경이 되는 지역의 역사답사기이기에 아무래도 관심이 가게 된다.

 

주의하고 접근해야 할 것은 이 책의 저자는 한족이라는 점이다. 물론, 동북지역이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철저한 한족이기에 중국의 정서와 역사관으로 이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홍산문화 뿐 아니라, 우리의 발해역사마저 저자에게는 중국의 역사로 당연시되고 있다. ‘동북공정’의 역사관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출판사측에서는 이렇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내용에는 난하주를 달고 있다.

 

발해에 관한 부분은 저자의 주관적인 표현으로서 원문 그대로를 번역한 것이며, 역사와 출판사의 견해가 아님을 밝혀 둡니다.(49쪽)

 

이처럼 우리의 역사 인식과 시각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음을 감안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무용한가? 그렇진 않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읽어야 한다.

 

이 지역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의 삶의 터전이다. 하지만, 과연 우린 이들 역사에 대해 얼마나 연구하였으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가? 단지 자료가 부족하다는 말만으로 끝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고조선의 역사는 어느 정도 이야기하지만(물론 이것 역시 단군신화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부여에 대한 역사를 우린 얼마나 알고 있으며 가르치고 있는가? 요즘은 통일신라시대라는 용어가 아닌, 남북국시대란 용어가 보편화되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느 역사책에서는 용어만 남북국 시대일 뿐 발해의 역사는 단 한 줄도 기록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본 적이 있다.

 

그러니, 우린 ‘동북공정’을 비난할 것만이 아니라, 이러한 책을 더욱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땅의 기운을 느껴야 한다. 한족 여류작가인 저자가 이 땅을 거닐며 그곳에 담긴 정신과 정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듯, 우리 역시 이 땅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그곳의 역사를 우리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그럴 때, 그 역사는 진정으로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황하문명보다 앞선 문명인 홍산문화 역시 우리의 것이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이 고맙다. 비록 저자의 역사관이 우리의 것과 충돌한다 할지라도,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것이다. 저자는 한족이니 말이다. 그러니 책의 내용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의식과 다른 점을 인정하며, 접근함으로 오히려 우리의 옛 선조들의 흔적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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