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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아이 도도 ㅣ 내책꽂이
원유순 지음, 한호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착한아이 콤플렉스라는 것을 백과사전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란 타인으로부터 착한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 한국어 위키백과
만약 언제나 이처럼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칭찬은 많이 들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곪게 되지 않을까요? 곪은 곳은 터뜨리고 고름을 짜줘야만 하죠. 여기 그처럼 착한아이 콤플렉스로 인해 마음이 곪게 되고, 결국엔 멋지게 터뜨려 고름을 짜줌으로 그 마음이 다시 치유되는 그런 재미난 동화가 있습니다. 금번 크레용하우스에서 출간된 원유순 작가의 『그저 그런 아이 도도』란 동화입니다.
도도는 착한아이라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도 기분 좋게 먹죠. 맛나서 먹는 것이 아니라 칭찬을 받기 위해서랍니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건 자신이 자청해서 하곤 합니다.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칭찬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칭찬받기 위해 하기 싫은 것도 하고, 먹기 싫은 것도 먹는 가운데 도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속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만약 이대로 두면 큰일 날 것 같습니다.
그런 도도네 집에 달달 할머니가 옵니다. 달달 할머니는 뭐든 달달 볶아서 달달 할머니랍니다. 음식도 뭐든 달달 볶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도도 방에 이상한 팬티 하나를 살짝 놔둡니다. 빨간 팬티인데, 속이 부글부글 끓을 때, 이 팬티를 입으면 속이 뻥~ 뚫린대요. 단,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 절대로 벗지 말 것
둘, 절대로 빨지 말 것
셋, 절대로 남에게 보여 주지 말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도도는 이 팬티를 입은 후엔 이젠 굳이 맘에도 없는 일들을 칭찬듣기 위해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자기 멋대로 하죠. 그래서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도도의 마음은 정말 뻥~ 뚫린답니다. 그런데, 도도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이 동화는 먼저,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벗어던질 것을 이야기합니다. 작가의 말합니다. 잘난 가면을 오래 쓰고 있으면 지쳐서 빨리 쓰러진다고요. 그러니 가면을 벗어던지라는 거죠. 가면을 벗어던지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고요.
맞아요. 지나치게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키우게 됩니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는 동화처럼 분명 병을 키울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 옳다는 말을 하는 걸까요? 도도의 행동이 조금은 지나쳐 보이거든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빨간 팬티를 입는 조건을 잘 보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조건임을 알 수 있어요. 팬티를 빨지도 않고 영원이 입을 순 없으니까요. 그럼 정말 큰일 날걸요? 도도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러니, 언제나 자기 멋대로 하라는 건 아니에요. 단지 병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거죠.
동화가 재미나면서도 우리의 행동의 동기를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동화네요. 무작정 착한아이가 되라는 것도, 그렇다고 마음대로 하라는 것도 아닌, 균형감각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