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학교 -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286
김남중 지음, 정현 그림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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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모험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게 마련다. 나도 어린 시절 모험을 꿈꾸곤 했다. 특히, 광활한 바다는 이런 모험을 꿈꾸기에 안성맞춤이다. 범선을 타고 먼 바다에 나가 해적들과 싸운다던지, 해적의 비밀섬을 찾아내 감춰둔 보물을 획득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허클베리 핀과 톰 소여처럼 무인도로 여행을 떠나 생존모험을 즐기고, 깊은 동굴 속 탐험을 통해 보물을 찾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때론 상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모험을 감행하기도 하고. 거창한 모헙은 아니지만, 두툼한 스티로폼을 나무판에 붙여 뗏목을 만들어 개울을 항해(?)하는 모험을 즐기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니지만, 당시엔 이런 모험도 신나기만 했다.

 

여기 이런 모험심을 자극하는 모험동화가 있다. 그것도 범선을 타고 바다 여행을 떠나는 모험동화가 말이다.

초등5학년인 복오에겐 아빠가 없다. 배를 타던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엄마와 함께 바닷가 완진항에서 살고 있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바다를 떠나 서울로 가고 싶어 한다. 엄마에게 바다는 애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달리 복오는 바다가 좋다. 괜스레 바다로 모험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복오에게 우연히 기회가 왔다. 서울에서 내려온 남준이란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남준은 부모님의 요구에 의해 배를 타야만 한다. 그것도 언제나 완진항에 정박해 있던 범선을 말이다. 남준은 배를 타고 싶지 않고, 복오는 배를 타고 모험을 떠나고 싶다. 그럼 답은 나왔다. 복오가 남준 행세를 하며 대신 배에 오르는 것. 그것도 대한민국 유일한 범선인 코리나 호에 말이다. 이렇게 복오의 모험이 시작된다.

 

김남중 작가의 장편동화 『수평선 학교』는 본격 해양동화다. 예쁘고 어쩐지 예스런 느낌도 갖게 하는 표지 그림이 파란 바다를 향해 달려가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표지 그림으로는 복오 뿐 아니라 세 친구의 모험일 거라 생각했는데, 두 친구는 모험에서 제외되어 조금 의외이기도 했지만, 이는 혼자 속은 것이니 할 말 없고.

 

동화를 읽다보면 작가가 바다와 배에 대해 많은 연구조사를 하였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이 조금은 신나는 모험위주가 아니라 조금 따분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와 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싶기도 하다.

 

예스런 느낌의 범선을 타고 하는 모험이기에 괜스레 낭만적인 느낌도 갖게 한다. 이 신나는 모험을 통해, 복오는 바다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뿐 아니라,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어 꿈을 향해 나가게 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이 모험은 해양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 복오와 함께 여행을 하는 동안 어린이 독자들도 자신의 꿈 한 덩이 넘실거리는 바다 위로 띄우면 어떨까?

다른 나라 범선들(일본, 러시아, 중국)과 오직 바람만으로 독도를 돌아오는 시합을 하는 장면에서는 나라사랑의 열정이 솟아나 코리나 호를 응원하게도 되고. 시합보다는 위기에 처한 배와 인명구조를 최우선으로 삼고 시합을 포기하는 코리나 호의 모습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가장 귀한 가치로 삼고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한다.

 

이처럼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모험 가득한 동화를 통해,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모험심을 가슴 한 쪽에 키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진정 붙잡아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도 깨닫는 시간이 되면 좋겠고. 이번 여름 본격 해양모험동화 『수평선 학교』와 함께 의미 있는 모험을 떠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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