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클럽 1 - 비밀의 해골 열쇠 암호 클럽 1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박다솜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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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는 자기 방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로 자신과 같은 암호클럽 회원이자 암묵적 리더인 퀸의 신호입니다. 급히 나오라는 신호에 잠시 나간 코디에게 퀸은 사건이 벌어졌음을 알려줍니다. 그건 바로 코디네 집 맞은편에 있는 허물어져 가는 저택 해골 할아버지네 집이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시작한 해골 할아버지 집 탐문을 통해, 이들은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됩니다. 한 밤중에 타버린 해골 할아버지의 집. 그리고 위독한 할아버지. 불타버린 해골 할아버지 집 2층 창문에 적힌 암호문 등으로 더욱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죠. 이때부터 ‘암호클럽’ 회원들인 코디, 퀸, 마리아, 루크 이렇게 네 친구들은 해골 할아버지를 둘러싼 더러운 음모, 범죄에 맞서 암호를 풀어나가게 됩니다. 과연 네 친구들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추리동화인 이 책 『암호클럽1: 비밀의 해골 열쇠』는 무엇보다 참 재미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동화 곳곳에 암호가 넘쳐 나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곳곳에서 암호문을 만나게 될뿐더러 모든 단원명은 지문자라는 암호로 되어 있답니다. 어린 시절 아무런 내용이 없어도 암호로 적어놓고 해석하면 괜스레 뿌듯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암호를 좋아합니다. 나만 아는 뭔가 나만의 비밀을 가진 은밀한 기쁨, 왠지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풀어간다는 자부심이 생기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니, 스토리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암호문을 어린이 독자들이 직접 풀어가며 얼마나 행복해 하고 신나할지를 생각하니 흐뭇하네요.

 

암호를 어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걱정 마세요. 동화의 주인공들인 ‘암호클럽’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의 암호책자를 여러분들 모두 엿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책 앞면에는 이들의 암호책자를 친절하게 싣고 있습니다. 문자숫자식 암호, 지문자, 모스부호, 카이사르 암호, 수기신호, 점자까지 말입니다. 그럼, ‘암호책자’ 소중히 갈무리하고 함께 모험을 떠나 보세요. 이 책이 주는 첫 번째 즐거움은 암호 해독에 있으니 말입니다.

 

두 번째 기쁨은 이야기 자체에 있어요. 이야기가 참 재미나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해골 할아버지 집이 불타버린 사건 이면에는 과연 어떤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까? 범인들은 누구일까? 범인은 왜 그런 일을 벌였을까?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 나가게 돼요. 또한 코디를 괴롭히는 밉상 맷의 역할도 동화를 맛깔나게 해주고요. 정말 밉상이긴 하지만요. 게다가 암호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점점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며 이제 곧 그 진실을 만나게 되리라는 설렘도 빠뜨릴 수 없어요.

 

언제나 모험은 이처럼 신납니다. 아이들에게서 모험이 사라진 시대이기에 어쩌면 더욱 그런 느낌을 갖게 될 수도 있겠고요. 이런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한 이야기 자체가 주는 기쁨도 책이 선사하는 선물입니다.

 

또 하나의 선물이 있어요. 그건 바로 해골 할아버지를 알아가게 되는 장면입니다. 이 부분은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코디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스켈튼 할아버지에 대한 인상이 아주 짧은 시간에 완전히 뒤바뀌었다. 예전에는 ‘해골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고양이를 너무 많이 키우는 이상한 조각상을 만드는 무서운 은둔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동물을 사랑하고 금속 공예에 취미가 있는 은퇴한 수의사일 뿐이었다. 알 기회가 있었더라면 더 빨리 알 수도 있는 사실이었다. 할아버지가 바깥에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은 것도 성격이 괴상해서가 아니라 뇌졸중 때문이었다.(207쪽)

 

평소 무섭게만 생각하고, 괴팍한 노인네로만 치부했던 옆집의 할아버지. 이름도 몰라 그저 ‘해골 할아버지’라 부르기만 했던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전혀 괴팍하지 않고 오히려 노년의 병으로 인해 남모를 아픔을 갖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 장면은 뭔가 뜨거운 것이 가슴을 적시는 부분입니다. 어쩌면 진정으로 풀어나가야만 할 우리 사회 속의 암호는 이처럼 홀로 고독 속에 힘겨워 하는 우리 이웃은 없는지, 내 곁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익명의 존재에 불과한 이들은 없는지 알아가는 것 아닐까요? 이런 멋진 암호풀이를 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어요.

 

이처럼 동화는 마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여러 가지 선물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잠깐! 또 하나의 선물이 있어요. 그건 이 책이 1권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이런 재미난 책을 또 다시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거죠. 이것이야말로 정말 기대되는 선물 아닐까요? ‘암호클럽’ 회원들의 또 다른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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