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신비로운 역사 속 꽃 이야기 이야기 역사왕 8
설흔 지음, 전명진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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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 작가의 <이야기 역사왕>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 시리즈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역사 속의 사건들을 살펴보는 작업인데, 이번에는 꽃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따뜻하고 신비로운 역사 속 꽃 이야기』입니다. 도합 네 개의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꽃과 연관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보내온 모란 그림을 통해, 모란에 향기가 없음을 알아차린 선덕여왕의 이야기. 원효대사의 아들로 뛰어난 지식을 자랑하던 설총이 왕에게 꽃 나라 이야기 우화를 통해, 조언하는 이야기. 문익점의 목화씨 이야기. 꽃에 미친 화가 김덕형 이야기. 이렇게 4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네 가지 역사 이야기 모두 흥미롭고 의미 있지만, 특히, 문익점의 목화씨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오네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용은 문익점이 목화씨를 몰래 붓통 뚜껑에 숨겨왔다는 내용이 부각되어 있죠. 아무래도 극적인 효과를 누리기에 적합한 내용이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런 내용이 기록된 것은 조선 후기 자료래요. 문익점은 고려시대고요. 조선 전기 자료에서는 몰래 숨겨 왔다는 내용이 없대요. 왜냐하면 당시 씨앗을 가져오는 것이 그리 불법적이지도, 금하던 내용도 아니기 때문이래요. 아무래도 조선후기의 시대상이 거슬러 올라가 반영된 기록이 아닐까 책은 이야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익점의 역할이 결코 줄어드는 것이 아니죠. 왜냐하면 목화씨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니 말이에요(물론, 문익점 이전에도 목화씨를 가져와 농사를 짓던 경우가 없지 않대요.). 그런데, 목화씨를 가져온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힘겨워하는 민중들을 위해 잘 알지 못하는 목화 재배에 심혈을 기울였고, 또한 목화솜을 실용화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성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목화 농사와 목화솜을 잣는 법을 가르쳐준 그 행위에 있으니 말입니다. 처음도 의미 있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귀하지만, 더 귀하고 의미 있는 것은 백성들을 이롭게 하려는 선한 의도에 있겠죠. 그리고 그 선한 의도가 열매를 맺도록 애쓰는 모습에 우리의 초점이 맞춰지고 박수를 보내야 함을 역사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되네죠.

꽃에 미친 김덕형 이야기도 참 멋지네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꽃에 푹 빠져 꽃을 가까이 하고, 그 꽃을 그리는 일에 미쳐있던 김덕형의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좋아하는 것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능력임을 보여주네요.

 

이처럼 이 책, 『따뜻하고 신비로운 역사 속 꽃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꽃과 연관된 이야기를 전해줌으로 자연스레 역사를 알게 하고, 뿐더러 역사를 바라보는 눈을 어린 시절부터 키워주는 좋은 책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역사 속 악동 이야기라는 데 역시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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