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20 - 지옥의 유령 자동차 구스범스 20
R. L. 스타인 지음, 정은규 그림, 김경희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구스범스 시리즈는 작년(2015년) 상영된 영화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지만(본인 역시 영화를 계기로 구스범스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읽기 시작했다.), 실상 그 전부터 전세계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시리즈다. 전세계에서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책이 구스범스 시리즈라고 한다.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구스 범스 시리즈 20번째 책이 고릴라박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제목은 『지옥의 유령 자동차』(원제: The Haunted Car)이다.

 

12살 미첼은 자동차 덕후다. 자동차에 푹 빠져 자동차를 조립하고, 온갖 자동차 잡지를 달달 외워, 지나가는 자동차도 살짝 보면 차종을 맞출 수 있는 덕후. 하지만, 미첼네 승용차는 낡고 녹슬고 전조등마저 한쪽이 깨진 고물덩어리다. 역시나 낡은 차가 브레이크가 고장나 큰일 날 뻔 했던 사건 이후 부쩍 새 차를 갖고 싶은 미첼은 어느 날 신문에서 광고 하나를 발견한다. 멋진 스포츠카를 판다는 광고에 끌려 아빠와 함께 찾아가게 되고, 생각하지도 못한 싼 가격에 차를 사게 된다.

 

하지만, 이후 미첼은 이상하고 괴기스러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차 주변에서 사람의 음성을 듣기도 하고, 차가 갑자기 잠겨 안에 갇히기도 한다. 게다가 차가 스스로 움직여 난폭 운전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놀라운 경험에 대한 미첼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고, 도리어 자동차를 몰았다는 죄로 부모님께 벌을 받게 되는 미첼. 과연 이 차에는 어떤 신비한 힘이 길들인 걸까? 그리고 왜 미첼에게만 괴상한 일들을 벌이는 걸까?

 

미첼이 차로 인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만나는 소녀가 있다. 바로 마리사라는 소녀. 새로 이사왔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마리사가 알려준 주소는 낡은 폐가일 뿐. 게다가 자꾸 이상하고 무서운 일이 벌어지자, 전 주인의 집에 찾아간 미첼은 열린 문틈으로 검은 리본이 감긴 마리사의 사진 액자를 보게 된다. 마리사는 정말 유령인걸까? 그리고 유령이 미첼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구스범스 시리즈는 언제나 그랬듯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들을 이용한 공포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자동차에 깃든 유령.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소녀의 세상을 향한 복수다. 아무리 시대가 발전하고 과학이 발달해도 여전히 이런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공포는 우리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공포가 적절하게 버무려질 때, 우린 그런 공포에 매료되기도 한다. 우릴 견딜 수 없는 극한 공포로 몰아넣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두려움을 느끼게 함이 《구스범스 시리즈》의 치명적 매력이 아닐까? 이번 이야기 역시 책을 읽는 가운데 잔잔한 두려움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이 적당한 두려움을 즐길 준비를 하고 책을 읽으면 된다.

 

아울러, 이런 두려움에도 도망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맞서는 주인공의 모습은 오늘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두려운 세상에서 어떤 자세로 맞서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역시 《구스범스 시리즈》가 갖고 있는 매력이자 힘이 아닐까 싶다. 《구스범스 시리즈》 표지에 으레 적혀 있는 문구, <심장이 약한 사람은 읽지 마시오!>란 경고문 역시 눈에 띤다. 하지만, 경고문에도 불구하고 오싹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책장을 열 수밖에 없다. 두렵지만, 그럼에도 그 오싹한 즐거움을 누려보자. 모두 함께 『지옥의 유령 자동차』에 올라타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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