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 팥쥐 초등학생을 위한 새로 보는 옛이야기 1
허순영 글, 김미정 그림 / 노란돼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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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되는 옛 이야기들. 다양한 책들을 통해 듣고 읽었을 뿐 더러, 다양한 방송 매체를 통해 보고 듣게 되는 내용들입니다. 참 많은 경로를 통해 우리가 듣게 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렇게 우리의 옛 이야기들이 여러 책들로 반복 출간되는 이유는 그만큼 옛 이야기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힘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도서출판 노란돼지에서 금번 <초등학생을 위한 새로 보는 옛이야기> 시리즈로 우리의 옛 이야기를 새롭게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책은 『콩쥐 팥쥐』입니다. 옛 이야기를 새롭게 쓴 작가는 이 책을 민속학자 임석재 님이 1930년에 채록한 평북 민담본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새로 보는 옛이야기> 시리즈이기에 새롭게 보이는 내용이라면, 콩쥐가 이런저런 어려움을 견뎌내고 여러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결국엔 사랑을 찾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결혼 이후의 내용을 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 많이 듣고 알고 있던 내용이 1부이고, 결혼 이후가 2부라고나 할까요?

 

콩쥐가 팥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팥쥐가 콩쥐 노릇을 하며 콩쥐 남편 사또와 살게 되는 내용은 상당히 생소하네요. 또한 죽었던 콩쥐가 마치 우렁각시처럼 옆집 할머니를 돕고, 옆집 할머니가 사또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짝이 맞지 않는 젓가락을 내어놓는 장면, 그래서 사또가 팥쥐의 범행을 알게 되며, 콩쥐가 다시 살아나 해피엔딩을 이루는 모습 등이 참 생소합니다.

 

어쩌면 옛 이야기라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구전을 통해 전승되어 내려오는 가운데 다양한 내용들이 빠지기도 하고, 추가되기도 하며, 변형되고 수집되는 다양한 편집 과정을 겪기에 다양한 이야기 전승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고, 그렇기에 이런 재미난 내용들을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이겠죠. 아무튼 책 내용 자체는 비록 짧은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이처럼 특별한 내용을 만날 수 있음은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네요.

 

콩쥐팥쥐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건, 자신의 친 딸이 아니라고 해서 남편의 딸인 콩쥐를 구박하는 새엄마의 모습에 화가 나요.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그만큼 빈번했을 뿐더러, 이야기를 통해 이런 모습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오늘날 계모 계부에 의해 학대당하는 아동문제가 여전함이 안타까움으로 남게 됩니다.

 

또 콩쥐네 아버지의 존재가 궁금했어요. 자신의 친딸인 콩쥐가 그런 괴롭힘을 당하는데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어요. 뿐 아니라, 책은 콩쥐 아버지가 새로 장가를 갔다며 끝을 맺습니다. 이런 결말이 해피엔딩인 거죠. 그런데, 과연 그게 해피엔딩일까 싶어요. 어쩌면 가장 나쁜 사람은 콩쥐 아버지 아닐까요? 모든 책임을 여전히 계모에게로 돌리기보다는 콩쥐 아버지를 벌하는 그런 새로운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전해주면 좋겠다 생각해보게 되네요. 아무튼 ‘새로 보는 옛이야기’ 참 좋네요.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겠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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