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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슈퍼 히어로라면? ㅣ 쌈지떡 문고 8
카트린느 라코스트 지음, 정문주 그림, 이정주 옮김 / 스푼북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나탕 캡틴은 슈퍼 히어로를 사랑하는 소년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소년입니다.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어 일부러 거미를 찾아 물리려 한답니다. 그렇다고 아무 거미에 물려서는 소용없으니, 방사선 대신 전자파에 노출시킨다고 거미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네요.
이렇게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은 나탕은 하지만 외톨이입니다. 부모님은 이혼하여 아빠는 멀리 미국에 계시고, 나탕은 엄마와 함께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데 엄마는 너무 바쁘답니다. 누나는 공부하러 독일에 가 있고요. 그래서 나탕은 외롭답니다. 엄마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아침에 학교에 갈 때도 혼자 일어나야 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와서 친구도 없답니다.
하루는 늦잠을 자서 부랴부랴 학교에 갔더니, 스파이더맨 잠옷을 그대로 입고 학교에 와 버렸네요. 아이들의 놀림감이 된 건 당연하고요. 그래서 더욱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어요. 만약 슈퍼맨이 된다면 늦잠을 자도 금세 학교에 갈 테니 지각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창피한 경우에는 투명인간이 되면 되니까요. 투시의 능력이 있으면 공부 잘하는 친구의 답안을 보고 좋은 점수를 맞을 수도 있겠고요.
이런 나탕에게도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공원의 노숙자 아저씨 프레도 아저씨뿐이랍니다. 나탕은 프레도 아저씨에게는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다 합니다. 슈퍼 히어로가 되고 싶다는 것까지도요. 왜냐하면 프레도 아저씨는 나탕이 무슨 말을 해도 비웃지 않거든요.
아저씨는 마음대로 날 판단하지 않아서 내 생각을 보여줘도 괜찮다.(34쪽)
그런 나탕은 어느 날 좋아하는 인물에 대한 글짓기 숙제를 받습니다. 나탕은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 글짓기를 했고요(캡틴 아메리카는 아빠가 좋아하는 히어로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어쩌면 대서양 건너 아빠를 향한 마음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선생님은 20점 만점에 5점을 줬네요. 게다가 이런 글도 함께 써있답니다.
※ 주제에 맞지 않습니다.
‘슈퍼히어로’는 가공인물입니다.
‘슈퍼 히어로’는 이타주의자라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여기에 부모님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하지만, 나탕은 걱정 없어요. 노숙자 프레도 아저씨가 있거든요. 나탕은 프레도 아저씨에게 숙제나 시험 공부도 도움을 받습니다. 게다가 이런 통신문에는 마치 엄마인 것처럼 사인도 해주고요. 그러니, 이번에도 프레도 아저씨가 사인해 주면 되요.
그런데, 프레도 아저씨는 사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덧붙여 글을 썼답니다.
선생님, 중요한 것은 ‘실제 인물인가’ ‘가공 인물인가’인 것이 아니라, ‘나탕이 좋아하는 인물인가’라는 것입니다.(57쪽)
맞는 이야기지만, 이제 큰 일 났네요. 선생님은 엄마를 모셔오라 하고, 또 다시 프레도 아저씨의 사인과 함께 거절의 메시지를 보내고, 점점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갑니다. 결국엔 선생님과 엄마가 통화하게 되고, 모든 것이 들통 나죠. 이제 나탕은 프레도 아저씨와 대화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요.
이런 가운데 나탕은 진짜 슈퍼 히어로가 됩니다. 바로 선생님이 적어 놓은 글귀처럼 이타주의라는 능력을 꿈꾸게 됩니다. 그건 바로 유독 춥다고 하는 밤에 프레도 아저씨가 걱정 되어 따뜻한 차와 함께 홀로 아저씨를 찾아 갑니다. 그리곤 추위에 의식을 잃어가는 아저씨를 구하게 됩니다.
슈퍼 히어로에 푹 빠져 살아가는 소년, 슈퍼 히어로가 되길 꿈꾸는 소년이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무엇인지를 알아갈뿐더러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되는 참 감동적인 동화입니다. 아울러 우리 모두 이 시대의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하는 동화입니다. 이 시대는 진정 슈퍼 히어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슈퍼 히어로로 거듭 나는 축복이 있길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