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3 - 또 다른 시작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3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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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으르렁거림’이 도시를 휩쓴 이후, 살아남은 자들(사실은 개들)의 생존기를 그려내고 있는 소설, 『살아남은 자들』 3권이 나왔다. 도시의 고독한 개 럭키는 홀로 살아가는 것을 자신의 운명으로 알고 살아가지만, ‘큰 으르렁거림’ 이후 ‘긴 발(사람을 지칭)’에 의해 버려진 개들인 ‘줄에 묶인 개들’이 야생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무리’ 생활을 하게 된다(1권). 그리고 이런 럭키의 도움으로 ‘줄에 묶인 개들’이 야생에서 살아가며, 자신들의 야성을 회복하게 된다.

 

그러던 가운데 또 다른 야생의 무리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들과 보다 좋은 사냥터를 차지하기 위한 이야기가 2권에서 펼쳐졌다. ‘고독한 개’ 럭키는 ‘줄에 묶인 개들’의 요청에 의해 야생의 무리에 위장 잠입하게 된다. 이들 야생의 무리들의 정보를 전해 주기 위한 위장 잠입이었지만, 럭키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야생의 무리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무리 생활들을 통해, 럭키는 무리 생활의 필요성과 행복을 깨닫게 된다. 물론 야생 무리의 일인자 알파인 늑대개가 강조하는 서열에 대해선 거부감이 있지만 말이다. 이처럼 두 무리가 서로 경쟁하고 대결하는 구도를 보였던 2권 말미에서 여우들의 만행에 대항하여 함께 여우들을 몰아냈던 두 무리는 이제 3권에서 드디어 하나의 무리로 통합된다.

 

이제 럭키는 함께 함의 행복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행복을 럭키는 누리지 못한다. 럭키는 다시 고독한 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는 자발적인 선택, 자유를 누리기 위한 결정이 아닌, 무리로부터 배척당하고 따돌림을 당한 것. 야생의 무리에 위장 잠입한 것이 드러났기에 알파 늑대개로부터 파문(?)의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

 

이처럼 또 다시 혼자가 된 럭키는 홀로 있을 미키를 찾아 가게 된다(미키는 사람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긴 발’의 도시로 떠났다.). 그런 과정 가운데 ‘사나운 개’의 강아지들을 구출하게 된다. 모든 개들이 두려워하는 존재들인 ‘사나운 개’의 강아지들을 데리고 다시 ‘무리’에게로 향하고 그곳에서 이제 가장 낮은 서열인 오메가로 생활하는 럭키의 이야기가 3권에서 펼쳐진다. 3권 역시 재미있다.

 

아울러 단순히 재미만이 아닌 그 안에 담겨진 작가의 고민과 질문들이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이야기를 통해서 몇 가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 무엇보다도 바뀔 수 없는 본성이란 것이 존재하는지를 생각해 보며, 과연 잠재적 위험 요소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옳은지를 생각하게 된다.

 

‘사나운 개’의 강아지들은 무리들로부터 처음엔 배척당한다. 이들은 커서 자신들을 잡아먹을 잠재적 위험요소라는 것. 하지만, 럭키와 미키, 그리고 이들 강아지를 보듬어 안는 마사는 잘 가르치고 키우면 오히려 자신들 무리의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알파는 잠재적 위험요소는 미리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믿고. 과연 어떤 믿음이 옳은 것일까? 작가는 어느 한 쪽만을 선택하지 않는다. 둘 다 맞음을 보여준다. 세 마리 강아지 가운데 한 마리는 알파의 걱정이 맞음을 보여주고, 또 다른 두 마리(한 마리는 죽지만)는 럭키의 믿음이 옳음을 보여준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가? 알파의 주장처럼 존재하지 않는 위험이지만, 잠재적 위험 요소가 있을 것이라 믿고,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옳은가? 아님, 위험요소가 있을지라도 그 위험요소를 지혜롭게 억제하거나, 그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할까? 쉽지 않은 선택이다. 아울러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은 다를 것이다. 전자의 선택은 어쩌면 효율적이고 보다 쉬운 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더디 가고 힘겹더라도 후자의 선택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 외에도, 리더의 모습에 대해서(알파와 럭키의 모습을 통해), 용기와 만용에 대해서(사나운 강아지 그런트를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함의 행복, 공동체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뭐 괜히 그런 것들을 머리 아프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럭키가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고독한 개 럭키가 느끼는 서운함, 분노, 두려움, 슬픔, 행복 등 온갖 감정들을 나의 것으로 함께 느끼는 독서의 순간들이 행복하다. 과연 4권에서는 럭키가 또 어떤 어려움을 헤쳐 나가게 되며, 어떤 새로운 시작이 펼쳐지게 될 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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