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학교 - 올바른 가치관을 길러 주는 인성 동시 크레용하우스 동시집 6
한상순 지음, 김도아 그림, 윤무부 사진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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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순 시인의 『딱따구리 학교』란 제목의 동시집을 만났습니다. 시인은 간호사래요. 그래서 일까요?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름답고 남다른 것 같아요. 이 동시집에 실려 있는 시들은 모두 새를 주제로 노래하고 있어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새들도 있고, 물가에서 종종 만나는 새들도 있어요. 물론, 깊은 숲 속에 살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새들도 있고, 잠시 우리나라에 다녀가는 새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모든 새들은 우리 땅, 우리 국토에서 볼 수 있는 새들입니다. 그러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새들입니다. 바로 이런 새들을 시인은 하나하나 노래하고 있어요.

 

동시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동시가 갖는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문학 장르 가운데 적어도 동시는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돼요. 다른 문학 장르는 어쩌면 어둡고 끔찍할 수도 있어요. 그 안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담겨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동시만은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돼요. 동시는 동심을 노래하는 거니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동시집은 동시란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음을 순수하고 맑게 해주니 말이에요.

 

옥상에 만든 텃밭에 씨앗을 뿌렸더니 비둘기들이 몰려와 먹어 치웠어요. 나였으면 그럼 아마 화가 나겠죠. 하지만, 시인의 눈에는 그런 모습이 또 하나의 텃밭으로 보여요. “아빠가 / 옥상에 만들어 놓은 텃밭 / 비둘기네 / 텃밭 되었다 // 텃밭에 / 열무씨 뿌린 날<비둘기네 텃밭 일부>.” 이렇게 너그러운 마음이야말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텃밭이 아닐까 싶어요.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도 참 예쁘네요. 작기 때문에 멸시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그 안에 담긴 또 하나의 장점,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는 시선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닮아가야 할 시선이 아닐까요?

 

작아서 / 작아서 / 더 반짝이는 눈을 가진 / 새 //

작아서 / 작아서 / 팔딱이는 가슴을 가진 / 새

< 짹짹 참새 > 일부

 

굴뚝 옆 / 볏짚 둥우리 / 동그마한 굴뚝새 // (중략) // 잽싸다 / 새들 중 제일 / 작은 새

< 참새보다 더 작아 > 일부

 

이처럼, 작지만 그 작음을 비웃기보다는 작음 가운데서도 발견되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는 시인의 시선이 참 아름답네요.

 

그 외에도 참 재미난 동시들도 있어요. 언제나 깨끗한 하얀 고니가 물고기를 잡으려 물구나무를 선 순간 까만 발을 봤네요. 깨끗한 척 하던 고니의 더러운 발을 말이죠.

 

고니야 / 눈처럼 하얀 / 큰고니야 // 그렇게 깨끗한 척 / 뽐내도 / 다 봤다 //

물고기 잡으려 / 엉덩이 치켜들고 / 물구나무설 때 / 다 봤다 // 네 / 까만 발.

< 다 봤다 > 전문

 

이처럼 때론 재미나고, 때론 순수하고 맑은 동시들도 좋지만, 이 시집의 자랑거리 또 하나는 새박사이신 윤무부 박사님의 사진들이 매 동시마다 함께 실려 있어, 실제 그 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새들에 대한 노래들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동시집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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