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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아저씨를 이발할 수 있을까? - 소크라테스처럼 사고하는 101가지 생각 게임
에밀리아노 디 마르코 지음, 주시 카피치 그림 / 풀빛 / 2016년 3월
평점 :
“의심은 앎의 시작이다.”
- 키케로 -
이 책, 『대머리 아저씨를 이발 할 수 있을까?』는 바로 이런 의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대머리라고 말한다면, 과연 대머리의 기준은 어느 정도인가? 머리가 많이 빠졌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머리카락이 몇 가닥이라도 있다면, 머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머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면 대머리라고도 할 수 없는 것 아닐까? 이런 의심, 그리고 이러한 논리적 사고의 확장을 통해 이 책은 어떤 정의나 현상에 대해 의심하고 뒤집어 생각하게 하고, 꼬아서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모순(矛盾)일지도 모른다. 어느 무엇도 뚫을 수 있는 창, 그리고 어떤 날카로운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과연 이 둘이 서로 부딪힌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처음부터 그런 설정 자체가 모순이듯이,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어쩌면 대부분 모순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러한 모순적 설정을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혀간다.
책은 시작하며 이 책에는 하나의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책을 다 읽고 그 거짓말이 무엇인지 찾아보라는 것이다. 답을 미리 밝힌다면, 거짓말이 하나라는 말이 거짓말이다. 이 책 안에는 거짓말이 가득하다. 말이 안 되는 억지, 엉터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엉터리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책이 끌고 가는 논리대로 따라가며 함께 생각해보게 될 때, 우리의 사고의 지평은 넓어지고 깊어지게 된다. 바로 여기에 책의 목적이 담겨 있다.
대머리 아저씨를 무엇으로 이발할 수 있겠나? 벌거벗은 임금님의 옷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쉽게 할 수 없어. 말도 안 돼. 가능하지 않아. 이렇게 쉽게 단정 짓기보다는 이리저리 의심하고 뒤집어 생각해 봄으로 어쩌면 바른 접근을 할 수도 있으며, 또한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음을 책은 생각하게 한다.
일견 거짓말이고, 억지스러운 주장일 수 있지만, 그런 주장들 역시 나름의 논리가 뒷받침되고 있기에 말도 안 된다 싶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기도 한다.
때론 이미지 게임도 있는데, 이런 이미지 게임은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진실인 것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예를 든다면, 아래의 사진에서 삼각형은 몇 개나 되나? 각기 눈에 띄는 삼각형들이 몇 개쯤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삼각형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삼각형이란 세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도형인데, 세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도형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쉽게 단정 짓기보다는 의심하고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게 하는 훈련을 이 책을 통해 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