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바둑 이야기 - 돌 하나에 웃었다 울었다 이야기 역사왕 7
설흔 지음, 최미란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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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 작가의 아이들을 위한 미시적으로 접근하는 역사 이야기 일곱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바둑 이야기입니다. 마침 알파고와 이세돌 구단의 격돌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바둑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관심이 가게 되는 책입니다.

 

4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백제, 신라, 고려, 조선, 이렇게 다양한 시대, 다양한 국가에서 전해지는 바둑이야기를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되는 4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바둑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또한 우리 조상들이 바둑을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했는지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바둑에 대한 사랑이 자칫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음도 이야기해요.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도 모른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여기 신선놀음이 바둑을 의미하죠. 그러니, 바둑에 대한 부정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실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역사 속에서 발견되는 바둑에 얽힌 이야기 역시 부정적 이야기가 많아요.

 

바둑 두는 재미에 빠져 나라를 잃을 뻔 했던 백제의 개로왕 이야기, 그리고 바둑 내기로 아내를 잃을 뻔 했던 고려 상인 이야기 모두 바둑의 부정적 역할을 이야기하는 거겠죠. 물론, 바둑 자체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죠. 하지만, 바둑 때문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망각하고 놓치게 된다면 이건 문제가 되는 거겠죠. 꼭 바둑 뿐은 아니겠죠.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재미에 빠져 마땅히 해야 할 것을 놓친다면 그건 이미 좋은 것이 아닌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 되어버리는 거겠죠.

 

또한 바둑을 매개로 해서 은혜 내지 의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신라왕의 바둑 이야기도 재미납니다. 조선 시대의 프로 바둑을 엿볼 수 있는 마지막 이야기 역시 흥미롭고요. 물론, 지금처럼 인정받고 대접 받는 자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바둑으로 이름을 내고 그 명성 덕에 삶을 꾸려나가게 되는 모습에서 프로 바둑 기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됨은 참 흥미롭네요. 조선 시대에도 프로 기사가 있었다니 말입니다.

 

특히, 이런 프로 기사인 정운창의 모습에서는 배울 것도 많고요. 무엇보다 정운창이 당시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바둑 최고 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둑에 미쳤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운창은 바둑을 배우며, 사람들의 얼굴도 바둑판으로 보일 정도로 몰입했다고 해요. 우리 역시 뭔가에 이처럼 미칠 때,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 까요?

 

게다가 정운창은 일부러 다른 기사의 생계를 위해 져주기도 했대요. 그래야 그 기사 역시 바둑으로 이름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런 아량과 배려야말로 어쩌면 큰 사람이 보이는 모습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설흔 작가의 바둑으로 살펴보는 우리의 역사 이야기, 참 재미나고 흥미롭네요. 다음번 이야기로 꽃 이야기, 악동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데, 역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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