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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밀러 - 201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케빈 헹크스 지음, 홍자혜 그림, 김양미 옮김 / 스푼북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케빈 헹크스의 『빌리 밀러』란 동화는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입니다. 원제는 "The Year of Billy Miller" 인데요, 원제 그대로 번역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빌리 밀러의 해, 그 첫 시작은 두렵고 떨리는 가운데 시작됩니다.
빌리 밀러는 이제 2학년이 됩니다. 그런데, 그런 빌리 밀러에게는 걱정이 있어요. 자신이 과연 2학년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그것이랍니다.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가 있어요.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간 여행에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적이 있거든요. 의사 선생님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빌리 밀러는 왠지 안 괜찮은 것 같거든요.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이면에는 새로운 학년, 새로운 선생님과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자리 잡고 있어서 이기도 하겠고요.
그런데, 선생님과의 첫 만남부터 꼬이기 시작해요. 잘난 척만 하는 엠마를 향해 했던 행동이 선생님께 한 행동으로 오해된 것 같거든요. 이런 오해를 풀고,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갖길 원하는 빌리 밀러의 노력과 행동들이 참 귀엽네요.
동화는 4개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어요. 선생님과의 관계, 아빠와의 관계, 어린 여동생과의 관계,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에서의 4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왜 2학년이 ‘빌리 밀러의 해’가 되는지를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동화는 몇 가지 주제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용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네요.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되면 누구나 두려움이 있죠. 물론 설렘도 있겠지만요. 두려움이 설렘보다 강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두려움으로 인해 피하거나 움츠리기보다는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떼어 놓기 시작하면, 어쩌면 별 것 아니란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빌리 밀러는 이런 용기를 우리에게 보여줘요.
또한 관계의 소중함도 생각해보게 하네요. 선생님과의 관계, 그리고 아빠, 엄마, 동생, 또 친구와의 관계 등. 이런 관계가 얼마나 소중하고, 그런 관계를 맺음에 있어 서로 충돌하는 부분들도 없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진실함으로 한 걸음 다가 설 때, 둘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친밀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게 됨을 보여줍니다.
‘격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요. 걱정되고 두려울 때 아빠의 한 마디, 엄마의 격려 한 마디는 큰 힘이 된답니다. 그래서 뜻밖의 용기를 끌어내기도 하고요. 물론, 이런 격려는 어른들이 아이에게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 방향성은 쌍방향이죠. 빌리 밀러의 아빠를 향한 조언과 격려도 아이의 것이라고 무시할 수만은 없어요. 아이의 순수한 격려가 아빠에게는 큰 힘이 되기도 하고, 실제 도움도 되니까 말입니다. 이러한 따뜻한 격려 한 마디, 사랑과 진정성 있는 격려가 우리의 삶 속에서 아름답게 퍼져나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2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툼한 분량이기에 초등 중학년 이상에게 적합하리라 여겨지는 이 동화책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따스하고 착하고 순수하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갖고 있어, 읽고 나면 따스하고 좋은 느낌을 한 가득 품게 되는 예쁜 책이네요. 이런 좋은 느낌을 전달 받음으로 올해가 우리 모두의 해가 된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