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라, 물개 신나는 새싹 30
주디스 커 글.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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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를 집에서 키우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에서 말이에요. 요즘 같으면 이런 민폐가 없겠죠. 아울러 어쩌면 이웃들은 이런 민폐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도 않을지 모르고요. 어쩌면 물개로 인해 엄청난 싸움으로 번질지도 몰라요. 그런데, 여기 아파트에서 물개를 키웠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가 있네요.

 

90세가 넘은 노 작가의 오랜만의 신작이기도 한 『행복해라, 물개』는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 동화를 지었다고 합니다. 물론, 결말만을 실화와 다르게 한 이 동화는 21세기에 나온 동화이지만, 그 느낌은 마치 고전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것이 노 작가만이 갖는 힘이 아닐까 싶네요.

 

알버트 아저씨는 가게를 정리하고, 오랜만에 사촌 윌리엄 아저씨네 집으로 휴가를 가게 됩니다. 윌리엄 아저씨네는 바닷가인데, 그곳에서 물개들도 만나게 되고, 낚시도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물개를 잡으면서 어미 물개를 실수로 잡았답니다(이 시대가 벌써 백여 년이 훨씬 넘는 시대이기에 물개 사냥이 불법도 아니고 눈총을 받던 시대도 아님을 감안해야 해요. 그만큼 작가의 연세가 많은 거죠.^^). 새끼가 딸린 어미 물개는 가급적 잡지 않는대요. 어미를 잡으면 새끼 물개는 홀로 살 수 없어, 새끼 물개까지 안락사 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만 새끼가 딸린 어미 물개를 잡은 거죠. 그래서 사촌 윌리엄 아저씨는 새끼 물개를 총으로 쏘려고 해요.

 

그 때 그만 알버트 아저씨는 자신이 그 새끼 물개를 기르겠다고 막았답니다. 이렇게 새끼 물개는 알버트 아저씨네 아파트까지 오게 된 거에요. 과연 아파트에서 물개가 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저씨는 물개가 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파트로 오게 된 한 마리의 물개를 통해, 이 동화는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쳐줘요. 아울러 이런 생명을 돌보는 일로 인해 뜻하지 않았던 선물, 사랑을 만나게 되는 축복도 동화는 그려내고 있어요. 어쩌면 우리가 모든 생명을 돌보는 일은 이처럼 뜻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선물을 누리게 되는 순간임을 노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햇빛이 부서지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알버트 아저씨는 한없이 작고 여린 생명의 소리 없는 외침을 들었어요.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는, 이 찬란한 세상에 제발 살아남게 해 달라는 외침을요.(22쪽)

 

지금도 여전히 우릴 향한 이런 외침은 계속되고 있지 않을까요. 동물들 뿐 아니라 식물들도, 들꽃들도 이런 외침을 외치고 있죠. 우리가 듣지 못할 뿐. 이제 우리의 귀가 열려 이런 소리, 찬란한 세상에 제발 살아남게 해 달라는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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