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헌터스 3 : 유리의 도시
카산드라 클레어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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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3권이다. 부제는 『유리의 도시』, 유리의 도시는 이드리스를 가리킨다. 이드리스는 섀도우 헌터들의 영원한 고향인 유리의 도시다. 3권은 이제 뉴욕이 그 무대가 아닌, 이드리스가 무대다.

 

클라리는 이제 섀도우 헌터로서 인정받게 되고, 유리의 도시 이드리스로의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이 여행은 시작부터 틀어진다. 클라리가 이드리스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제이스는 클라리에게 다른 출발 날짜를 가르쳐 준 채, 그 전날 이드리스로 떠나게 된다(제이스는 클라리의 능력-룬 창조 능력-이 클레이브(섀도우 헌터 사회)에 알려지게 될 때, 클라리가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을 염려하여 클라리의 이드리스 여행을 반대한다.). 물론 이 여행은 포털(해리포터에서의 포트키와 유사하다.)을 통한 순간이동이다. 이렇게 클라리를 제외한 제이스와 라이트우드 가정-이사벨의 가정-의 순간이동이 이루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악마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의도치 않게 제이스가 불렀던 사이먼도 함께 이드리스로 가게 된다(이드리스에는 섀도우 헌터를 제외한 다운월드의 존재들은 들어갈 수 없다. 그런 그곳에 뱀파이어인 사이먼이 들어왔으니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홀로 남겨진 클라리는 자신에게 감춰진 능력인 룬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이드리스로 가는 포털을 만들게 되고, 이 포털을 통해 이드리스로 들어가려 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3권은 무엇보다 발렌타인과의 마지막 대결이 이루어지는 내용이다.

 

발렌타인은 자신이 가진 죽음의 도구(1권, 2권에서 획득한 죽음의 잔과 영혼의 검)를 통해 악마들을 호출하고 자신의 부하로 부린다. 수많은 악마들을 호출한 발렌타인은 이들 악마 군단을 통해, 클레이브를 협박하고 이에 최후의 결투를 치르게 된다. 1권에서는 죽음의 잔이, 2권에서는 영혼의 검이 등장했다면, 3권에서는 ‘죽음의 거울’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누구도 어디에 있는지도 심지어 이것이 어떻게 생겼으며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죽음의 도구들이 합쳐질 때, 천사를 호출하게 되고, 천사를 통해 무엇이든 단 하나의 요구를 이루게 된다는데, 이번에도 이 도구를 노리는 발렌타인은 과연 죽음의 거울을 손에 넣게 될까?

 

이처럼 3권은 마지막으로 향해 나아간다. 모든 내용들이 그러하다. 발렌타인의 아들딸인 제이스와 클라리의 출생에 감춰진 비밀들이 밝혀진다. 뿐더러, 이로 인해 클라리와 제이스 간의 남매와 이성 사이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아울러 발렌타인과의 결투 역시 3권에서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3권에서 가장 신나는 장면은 아무래도 최후의 결투를 준비하며 클라리가 결합의 룬을 만들어 내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클라리는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어주는 룬을 그린다. 이로 인해 그전에는 결코 꿈꿀 수 없던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바로 섀도우 헌터들과 다운월드의 결합이 말이다. 섀도우 헌터와 뱀파이어가 짝이 되고, 섀도우 헌터와 늑대인간이 짝이 된다. 물론, 마법사도 그렇고, 요정들도 마찬가지. 이처럼, 발렌타인과 악마들의 군대와 맞서기 위해 결코 한 자리에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존재들이 하나로 묶여지는 장면이야말로 3권의 가장 신나는 장면일뿐더러, 『섀도우 헌터스』 1-3권 전체의 클라이맥스가 아닐까 싶다.

 

3권은 또한 우리에게 두려움이야말로 누군가를 향한 공격의 진짜 원인임도 이야기한다. 악당 발렌타인은 다운 월드에 속한 존재들(마법사, 요정, 늑대인간, 뱀파이어)을 증오한다. 그래서 이들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실제 행동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들 존재들에 대한 질투 내지 두려움이 감춰져 있다. 늑대인간의 속도, 요정의 불멸, 마법사의 마법, 뱀파이어의 내구력을 발렌타인은 질투할뿐더러 두려워한다.

 

어쩌면 우리 역시 누군가를 향해 증오의 감정을 품고, 누군가를 핍박하는 것은 그들을 향한 질투나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특히, 국민을 향한 통치자들의 억압과 독재는 더욱 그러하다. 민중의 진정한 힘을 두려워하기에 더욱 억압하고 누르고 해체시키려는 시도들을 우린 역사 속에서 보게 된다.

 

또 하나 3권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내용은 새롭게 심문관이 된 앨더트리의 행동이다. 앨더트리는 뱀파이어 사이먼을 다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사이먼을 감옥에 가둔다. 그리고는 사이먼이 거짓 증언을 하도록 종용한다. 이를 통해, 이사벨의 가족을 희생하려는 것. 한 무고한 가정에게 죄를 뒤집어씌움으로 클레이브 전체를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이처럼 거짓을 진실인양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을 마음껏 펼치려는 심문관의 모습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행태를 오롯이 고발하고 있다.

 

이처럼 『섀도우 헌터스』는 스토리를 통한 흥미진진한 재미뿐만 아니라, 그 안에 정치적 부조리에 대한 작가의 고발을 읽어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이제 3권으로 발렌타인과의 대결은 결말이 났다. 클라리와 제이스의 관계도. 그리고 클라리의 엄마가 회복되고, 오랜 세월 엄마를 사랑하던 전직 섀도우 헌터이자 늑대인간인 루크와의 관계도 결말을 맺게 된다. 그러니, 3권은 모든 것들을 정리하며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4-5권이 남아 있다. 과연 4권에서는 어떤 새로운 사건이 기다릴지 기대해보며, 두툼하던 세권의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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