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17세 르네상스 청소년 소설
이경화 지음 / 르네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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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17세』, 제목이 다소 촌스럽다(?). 과연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거룩함을 뜻하는 성(聖)스러움을 뜻하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이성에 대한 관심 그 성(性)스러움을 가리키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 소설인 이 책의 주인공은 정미소란 소녀다. 미소는 영혼의 평안함을 갈망하는 소녀다. 그렇기에 교회를 찾기도 하고, 나중에는 다모아교라는 곳에서 교육을 받기도 한다. 그러니 이 소설은 종교적 내용을 품고 있다. 다소 성경구절을 가볍게 사용하는 불경스러움(?)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먼저, 종교가 바로서지 못할 때, 어떤 부작용을 낳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돈만 아는 목사 언제나 헌금 설교를 하며 뒤에서는 도박에 빠져드는 못된 목사가 등장한다. 이와 함께 또 한 쪽에서는 자신의 탐욕과 욕정을 채우려는 사이비종교의 교주가 등장한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바로 서지 못한 종교를 비꼰다. 아울러 우리 안에는 영혼의 갈급함, 그 종교성이 있음도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나의 힘겨움을 누군가에게 특히 절대자에게 기대기를 원하는 종교성이 있다. 문제는 이런 종교성을 악용하는 종교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바라기는 이 땅에 있는 종교들이 사람들의 종교성을 악용하기보다는 종교에 의탁하려는 많은 영혼들에 참 평안을 줄 수 있게 되길 기원해본다.

 

다음으로 소설은 우정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미소에게는 짊어지고 싶지 않은 십자가가 셋 있다. 이들은 미소와 함께 몰려다니는 친구들이지만, 사실 미소는 이들에게 끌려 다닌다고 여기며 이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설은 미소에게도 문제가 있었음을 이야기 한다. 미소가 벗어나고 싶어 하는 십자가로 여기던 친구들은 미소가 다모아교에 빠져들었음을 알고 미소를 구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특히, 친구들의 활약 가운데, 백치미의 여왕인 김설희의 활약은 독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만든다. 마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설희 양의 활약을 기대하시라~.

 

이런 우정과 함께 남녀 간의 이성교제 역시 소설의 한 축을 감당한다. 친구들이 보기에 나쁜 남자이자 바람둥이처럼 보이는 안성기. 그런 안성기는 아무런 매력도 없을 것 같은 미소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미소는 이런 관심을 안성기의 심심풀이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하지만, 둘의 교제는 진정성 있는 교제로 나아가게 된다는 이야기. 그래서 ‘성(性)스러운 17’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들 청소년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성(聖)스러운 이유는 그들이 마치 신부님이나 수녀처럼 성(性)을 억압하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이성에 대한 설렘도 끌림도 있다. 또한 그들의 우정의 모습도 일견 바람직하진 않다. 친구들 간에 때론 서열도 존재하고 편가름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가 성(聖)스러울 수 있는 건 그들에겐 이 모두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우정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의 어려움에 위험을 불사하고 친구를 도우려는 그 순수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정과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함이야말로 『성스러운 17세』를 만들어가는 동력이다. 아름다운 우정이 성스러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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