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아빠
김세호 지음 / 단한권의책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재미난 이름의 책을 만났다. 『개떡아빠』라니. 괜스레 날 지칭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과연 개떡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개떡이란 게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지 않지만, 그럼에도 참 맛난 음식임에도 분명한데, 과연 무슨 의미로 사용되는지도 궁금하고. 『개떡아빠』는 두 편의 중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사실 소설과 동화의 구분이 모호하다.). 같은 제목의 「개떡아빠」와 「철갑똥파리」란 중편소설이다.

 

「개떡아빠」는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쓴 성장소설로서 참 개떡 같은 가족, 여섯 가족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릿고개를 겪으며 배고픔의 서러움에 사무친 할머니. 그래서인지 식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할머니. 먹는 것 앞에서는 손주들도 전혀 고려치 않는 참 개떡 같은 할머니다. 술에 취해 자는 아이들을 깨워 꺼칠한 수염으로 아이들을 고문하곤 하는 아빠. 언제나 간식거리를 사오지만, 이 모든 것은 할머니를 위해 사오는 효심 가득한 아빠 역시 할머니를 챙기는 효자임에 분명하지만, 자식들과 아내를 챙기지 못하는 개떡 같은 아빠다. 자신의 입만 챙기는 할머니의 모습과 아빠의 효심 가득한 만행을 감당할 수 없는 엄마. 생활전선의 힘겨움까지 더하여 안으로 썩어들어 가다 폭발하고 마는 엄마. 똑똑하지만 딸이라는 서러움과 참 다양한 캐릭터의 가족들로 인해 더욱 까칠해지기만 하는 누나. 백일 되는 날 술 취한 아빠가 무등을 태운 상태로 넘어지는 뒤론 마냥 웃고 좋기만 한 약간 부족한 형. 그리고 선데이 서울을 통해 여성을 알아가고, 할머니의 돈을 훔쳐서라도 자신의 통장에 저금을 하는 ‘나’. 이렇게 여섯 가족이 만들어 가는 개떡 가족 이야기. 각기 아픔도 있고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지만, 이런 이들이 하나도 버무려질 때, 일견 볼품없지만 맛있기만 한 개떡처럼 이 가족만이 전해주는 독특한 맛이 있다. 그 맛을 느껴보길.

 

「철갑똥파리」는 똥파리와 꿀벌, 말벌, 무당벌레, 거미, 베짱이, 개미 등 곤충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우리 인간세상을 풍자할뿐더러, 작가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보여준다. 먼저, 작가가 꿈꾸는 세상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이다. 거미가 붙잡은 똥파리를 놓아주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하루살이들이 남(달팽이)의 꿈을 이루도록 돕는 것에서 삶의 목적을 찾는 모습. 폭군 말벌이 꿀벌들을 배려하고, 빼앗기보다는 함께 일하기를 꿈꾸는 세상. 서로 다른 똥파리, 무당벌레, 베짱이, 말벌이 서로의 다름에도 함께 친구가 되어 어우러지는 세상. 베짱이가 개미처럼 일하고 남을 위하기도 하는 세상. 이런 세상이 바로 작가가 꿈꾸는 세상이다. 똥파리와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처럼 잘 어우러지는 세상인지를 질문한다. 아니, 그런 어우러지는 세상이 되길 꿈꾼다.

 

또한 똥파리는 자신이 먹는 똥을 하찮게 여기고 부끄럽게 여긴다. 그래서 꿀벌과의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에게 똥은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닌, 너무나도 귀한 양식임을 깨닫게 되는 모습을 통해, 과연 오늘 우리 세상에서 하찮은 것은 무엇이며, 누가 규정한 정의인지를 묻는다. 아울러 그토록 똥을 먹고 사는 똥파리이지만, 이 똥파리가 어느 누구도 꿈꾸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통해, 똥파리가 얼마나 귀한 존재임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역시 아무리 하찮게 여겨지는 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다 귀한 존재임을 생각하게 한다. 단지,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몇 군데 있어 작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너무나도 귀한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