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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고모 ㅣ 데이비드 윌리엄스 시리즈
데이비드 윌리엄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로알드 달의 뒤를 잇는 영국 최고의 동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 윌리엄스 작가의 이야기를 처음 만났습니다. 바로 『무시무시한 고모』라는 이야기인데요.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아무래도 데이비드 윌리엄스 작가의 다른 책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는 참 재미난 동화입니다.
스텔라는 끔찍한 일을 당합니다. 오랜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깨어나 보니, 온몸이 붕대로 칭칭 감겨 있고, 부모님은 사고로 이미 세상을 떠났대요.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을 전해주는 고모가 아무래도 의심스럽답니다. 스텔라의 모든 뼈가 바스러져 붕대를 꽁꽁 감아놨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스텔라를 붙잡아두기 위한 것 같아요. 몸을 움직여 붕대를 풀어보니 고모의 말과는 다르게 몸을 움직일 수 있거든요. 뼈가 바스러진 것이 아니네요. 아무래도 고모가 스텔라의 부모님을 사고로 가장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 같아요. 바로 부모님의 유일한 재산인 색스비 저택을 차지하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고모 몰래 도망치려던 스텔라는 고모에게 붙잡혀(고모가 기르는 수리부엉이 바그너에게 붙잡혔답니다.), 석탄창고에 갇히게 되는데, 그곳에서 스텔라는 도망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고모의 모든 악행을 알아내어 밝힐 수 있을까요? 우여곡절 끝에 경찰에 신고에 성공하여 슈트라우스 탐정이 저택을 찾아오는데, 과연 탐정은 스텔라의 말을 믿어주고 고모의 모든 죄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무시무시한 고모』 이 책의 소재는 사실 참 끔찍한 내용입니다. 누나가 동생을 죽이고, 고모가 조카를 죽이고 재산을 빼앗으려는 내용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끔찍한 소재이지만, 작가는 참 재미나게도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네요. 게다가 이런 끔직한 위협 역시 현실성은 부족하다 할지라도 어쩌면 아이들이 한번쯤 품게 되는 상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언제나 깐깐하게만 구는 고모나 삼촌이 사실은 우리 가정을 위협하는 악당은 아닐까? 갑자기 부모를 잃고 내가 고아가 되어버린다면? 이런 불행한 상상 한번쯤 해 보기도 하니 말입니다. 바로 이런 상상에서 이야기가 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불행한 상상, 끔찍한 상황에서 용감하게 상황을 헤쳐 나가는 스텔라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울러 이 동화 속에서는 유령이란 존재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하겠어요. 유령이란 존재는 아이들이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하기도 하는 아이들만의 영역이기도 하니까요.
“음... 그건 말이죠. 어른들은 유령을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보지 못한다고?”
“보지 못하죠! 어른이 되면 마법이나 마술 같은 그런 것들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니까요. 실제 눈앞에 보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죠. 그러니까 저 같은 유령을 보려면 어린아이처럼 마음을 항상 열어 두어야 해요.”(168쪽)
동화 속에서 스텔라와 유령 검댕이와의 대화 일부입니다. 검댕이는 스텔라가 무시무시한 고모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런데, 어쩌죠? 스텔라는 이제 3일후면 13살 생일이 된답니다. 13살이 되면, 그 때부터는 유령을 볼 수 없대요. 어른이 되니까요. 그러니, 스텔라가 검댕이의 도움을 받기 위해선, 그리고 무시무시한 고모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선 시간적 제한이 있는 거죠. 이처럼 시간이 제한되어 있음도 이 동화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또 한 요소가 됩니다.
또 하나 큰 재미 가운데 하나는 스텔라의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는 탐정의 출현입니다. 고모 몰래 무사히(?) 경찰서에 전화를 한 스텔라에게 슈트라우스 탐정이 찾아오는데, 슈트라우스 탐정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담겨 있답니다. 이 비밀 역시 이 동화의 엄청난 재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로알드 달의 뒤를 잇는 영국 최고의 동화 작가라는 찬사에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재미난 동화네요. 스텔라와 유령 검댕이와 함께 무시무시한 고모와 맞서는 모험의 세상으로 작가는 우릴 초대합니다. 이 초대에 응하는 분들은 신나고 재미난 책읽기의 행복을 맛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