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논쟁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10
이기규 지음, 박종호 그림 / 풀빛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민족이건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민족의 교육열은 참 대단하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가족의 생이별도 마다하지 않는 게 우리들의 모습이며 수능일이 되면 전 국민이 비상에 걸리는 모습이니 말이다. 이는 사실 오늘의 모습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상아탑인 대학을 우골탑이라 불렀다. 자식 교육을 위해 부모들이 농사 밑천인 소를 팔아 대학에 보냈고, 그 돈으로 세워진 대학이란 의미이겠다. 이 모든 모습은 우리가 그만큼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일 게다. 하지만,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토록 중요하게 여김에도 여전히 수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말한다. 바로 입시위주의 교육 시스템이 문제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입시위주의 교육 시스템 아래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단순히 교육을 받는 입장에 서 있어야만 하는가?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제는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스스로 교육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 『교육논쟁』은 도서출판 풀빛에서 계속하여 출간되고 있는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시리즈 열 번째 책으로 교육에 대한 문제를 토론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에 대한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고민하게 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크게 다섯 가지의 주제를 다루는데, 첫째, 사교육문제를 통해서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선행학습이 정말 꼭 필요한 것인지, 사교육의 문제는 없으며 꼭 필요한 것인지를 토론한다. 두 번째, 평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상대평가와 절대 평가 가운데 어느 것이 성적 향상에 실제적 도움을 주는 좋은 것인지. 지필평가와 수행평가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일제고사는 필요한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셋째, 경쟁과 협력 무엇이 공부에 도움을 주는지를 이야기하며, 과연 성적순으로 혜택을 주는 것이 올바른가. 수준별 이동 수업은 효과적인가. 특목고 찬반 논쟁 등을 다루고 있다. 넷째, 입시제도에 대해서는 수능제도는 과연 합리적인가. 대학평준화 찬반논쟁, 대학의 목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토론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영어공부는 정말 중요한가에서는 영어공부가 가장 중요한가, 조기유학은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가, 영어몰입교육은 정말 영어교육에 도움이 되는가 등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교육문제에 있어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책은 6명의 학생들을 등장인물로 등장시켜 각각 찬반 두 팀으로 나눠 토론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책은 진행된다. 먼저, 각각의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설명하고, 다음에는 상대의 주장에 대한 변론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는 최종변론을 하는 형식으로 도합 15가지 주제들을 이야기한다. 물론, 이 가운데 토론교실 선생님의 중재가 가미되는 형식이다(솔직히 이 중재가 조금 아쉽기는 하다.).

 

각각의 주제들은 우리가 꼭 한번 생각해봐야 할 고민거리들이다. 이런 고민거리를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어가면서 알아가고 고민하게 한다는 측면이 이 책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여겨진다. 각각의 주제들에 있어 결론은 없다. 결론은 독자의 몫이다. 그러니 독자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라는 저자의 의도이겠다. 그럼에도 그저 고민거리만 던져주고 어느 정도 합리적인 중재가 뒤따르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하지만, 뭐, 책의 의도는 우리의 고민에 있으니 할 말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수많은 교육문제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는 학생들 스스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바른 방향 모색과 함께 자신들의 생각을 정립한다면 좋겠다. 단지 노파심에 토론이란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닌, 상대를 설득시키는 것이며, 때론 상대의 주장이 옳다면 그 주장에 설득당하는 것이 토론의 참 의의가 아닐까 생각해보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음(물론 지면이 갖는 한계 때문이겠지만)이 혹시라도 아이들의 토론 문화를 잘못 정립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을 가져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많은 이들이 교육현장에서 갖게 되는 고민들을 아이들 스스로 접근하며 생각해보게 한다는 측면에 참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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