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누구요 날 찾는 게 누구요 - 토끼전 열네살에 다시보는 우리고전 4
고영 지음, 이윤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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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용왕을 고치기 위해 필요하다는 토끼의 간. 그 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로 떠난 자라는 우여곡절 끝에 토끼를 데리고 바다 속으로 오지만, 토끼의 재치 있는 대처로 인해 다시 토끼를 놓치고 마는 용궁.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토끼전』의 이야기다.

 

어린 아이 시절부터 익히 많이 들어 알고 있는 이야기. 하지만, 점차 커가면서 다시 읽게 되는 『토끼전』은 확실히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동심 가득한 낭만적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풍자가 가득함을 알게 된다. 이 책, 『게 누구요 날 찾는 게 누구요-토끼전』은 바로 그러한 풍자 가득한 토끼전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고영 작가의 <열네 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시리즈 4번째 책은 『토끼전』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신재효의 판소리 대본 <토별가>와 김연수 명창의 판소리 대본 <수궁가> 이렇게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하여, 『토끼전』을 다시 읽는다. 그리고 풍자 가득한 내용을 우리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우리의 선조들은 『토끼전』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 권력을 향해 풍자와 해학을 풀어놓으며, 자신들이 처한 울분을 달래곤 했을 것이다. 특히, 언제나 짓눌리고 당하기만 하는 민중들의 한을 이런 풍자를 통해 풀어내곤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 역시 이런 풍자 가득한 고전을 읽으며, 오늘의 아픔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부조리한 세상을 우린 문학의 힘으로 비웃을 수 있으며, 또한 그런 웃음을 통해, 우리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게 될 것이기에 이런 고전을 다시 읽게 되는 것이리라.

 

아울러, 우리가 행해야 할 또 하나의 작업은 과연 나는 이야기 속의 누구에 해당하는 가를 찾아보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풍자와 비판의 대상, 그 모습을 보이고 있진 않은가. 반성해봄이 우리가 이런 풍자 가득한 이야기를 읽는 목적일 게다.

 

나에게는 내 안녕을 위해 누군가의 간 하나쯤 빼내어도 괜찮다 여기는 용왕의 모습은 없는지. 삶의 목적과 삶의 목표가 그저 성공에만 머물러 있는 자라와 같은 모습은 아닌지. 그저 말만 앞서는 용궁 관리들의 모습은 아닌지. 등등 단지 풍자의 대상들의 모습을 비웃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이 혹 내 안에 자라잡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고 반성해보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고영 작가의 다음 이야기 역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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