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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스 라이언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40
러셀 호번 지음, 알렉시스 디컨 그림 / 책과콩나무 / 2015년 12월
평점 :
짐은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겁이 나서 수술을 받지 못해요. 왜냐하면, 이 병에 걸린 사람들, 이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많이 죽었대요. 그래서 짐 역시 수술을 받고 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운 겁니다. 마취되어 그저 꿈만 꾸다 깨어나지 못할 것이 두려운 겁니다.
그런 짐에게 아프리카 출신인 바미 간호사 선생님이 비밀 한 가지를 알려줍니다. 그건 바로 꿈속의 길잡이를 찾게 된다면 그 길잡이가 꿈속에서도 잘 깨어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줄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모두 각자의 길잡이는 다르대요. 과연 짐의 길잡이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바로 무시무시한 사자랍니다. 어쩌면 길잡이가 짐에게 더 무서운 존재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무서움을 이겨내고 길잡이와 친구가 된다면 길잡이가 어떤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된대요. 과연 짐은 홀로 그 두려움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106/pimg_70457019313378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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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짐스 라이언』은 어린이용 그래픽 노블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독특한 것은 만화에는 거의 글이 없고, 만화 중간 중간에 따로 글로만 전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림들은 대단히 환상적인 그림들이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그림의 영역이란 것이 수술을 앞둔 짐의 마음의 영역이니 환상적인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겠어요.
누구나 수술을 앞두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거예요. 게다가 짐처럼 큰 병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는 짐의 용기가 참 멋지네요. 아울러, 우리 마음속에 우리를 불안과 두려움에서 인도해 낼 길잡이 하나씩 있다면 좋겠고요.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봤어요. 저는 큰 병에 걸린 적은 없어요. 그저 감기나 독감에 심하게 앓았던 적들은 많죠(열이 40도가 넘게 오른 적도 많았던 기억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아파 정신이 없을 때면 꼭 약에 취하고 열에 취한 저의 눈에 띄던 게 있어요. 그건 벽장 상단의 상처 난 부분인데요. 이 부분이 아플 때엔 꼭 치맛자락을 펄럭이는 여인처럼 보였어요(누나라는 표현이 좋겠어요. 전 누나가 없어 언제나 누나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거든요.^^). 마치 꽃바구니를 팔에 걸치고 꽃을 뿌리는. 이 무늬 뒤편으로 콕콕 찍힌 구멍들은 정말 꽃잎이 날리는 것으로 상상되곤 했죠. 그 무늬가 저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플 때면 언제나 그 무늬가 영락없는 꽃을 뿌려주는 누나처럼 보였어요. 어쩌면 짐의 길잡이 사자처럼, 이 누나가 나에게 정말 빨리 나아 꽃이 흐드러진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라고 꽃잎을 뿌려 준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길잡이 하나씩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아프지 않고 건강하면 더욱 좋겠죠?
이 책, 『짐스 라이언』은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의 그래픽 노블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