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나는 삼촌이 되는 중! 튼튼한 나무 9
데이브 커즌스 지음, 김지애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오즈(마커스 오즈번)는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것도 모든 것이 갖춰진 대도시 런던(보다 정확하게는 런던 바로 옆 동네인 하드에이커)에서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마을 슬로웰이란 곳으로 말이다. 물론 오즈의 의사나 의지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엄마가 그곳 교사로 가는 바람에 이사하게 된 오즈의 슬로웰에서의 첫 날이 이제 시작된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열두 살 청소년기의 전학에 있어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오즈의 첫 날은 실수투성이.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고 꺼낸 것이 그만 여자 팬티였다. 그 가방은 오즈의 책가방이 아닌, 엄마와 누나의 속옷이 잔뜩 들어 있는 빨래가방이었던 것. 그것도 가장 껄렁하게 생긴 게리 앞에서 팬티를 꺼냈으니, 오즈의 새로운 학교에서의 생활이 눈에 훤하다.

 

게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여자아이 사진에 수염을 그렸는데, 그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태권도로 주 챔피언을 지낸 전력이 있는 이소벨 스키너(오즈의 새 친구 라이언은 마피아 가족이라고 부를 정도다.). 결국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오즈는 첫날 하교하다가 이소벨을 만나게 되고, 이소벨의 무시무시한 개에게 쫓겨 도망치다가 엄마 차와 부딪힐 뻔 한다(이 사고로 엄마의 팔이 부러져, 엄마가 해야 할 작업의 조수로 이소벨이 등장한다.).

 

또한 오즈가 사귀게 된 친구 라이언은 비틀즈를 좋아하는 아주 올드하고, 영화 코스튬 플레이에 빠져 있는 괴상한 느낌의 친구인데. 과연 오즈의 새로운 생활이 괜찮을까?

 

 

청소년소설인 『열두 살 나는 삼촌이 되는 중!』은 크게 두 가지 축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나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여 겪게 되는 혼란과 적응의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고등학생 누나가 임신을 하게 됨으로 겪게 되는 가족의 혼란이다.

 

청소년기에는 사회적 관계에 민감하다. 다시 말해 친구관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친구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가 청소년기의 정서적 특징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친구들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만 하는 오즈의 불안이 소설 속에 잘 녹아 있다. 아울러 이런 불안과 혼란을 넘어 새로운 관계들을 맺고 적응하게 되는 멋진 과정들도 그려내고 있다.

 

아울러 열두 살이라는 나이에 삼촌이 되는 황당한 사건을 통해, 오즈는 마치 태교를 하는 것과 같은 다소 판타지적인 전개가 이어진다. 소설 속에서 오즈와 곤조(태어나게 될 오즈의 조카, 오즈가 부르는 태명이다.)와의 대화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가는 이런 판타지적인 접근을 통해, 낙태문제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한다. 재미와 의미가 함께 잘 버물어져 있는 좋은 청소년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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