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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살아 줘서 ㅣ 어린이 나무생각 문학숲 6
장지혜 지음, 양수홍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5년 12월
평점 :
초등학교 5학년 송이는 ‘천국 가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엄마가 더욱 생각납니다. 그런 날이면 언제나 엄마가 우산을 가져 왔으니까요.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서도 송이를 금세 찾곤 하던 엄마. 하지만, 엄마는 이젠 송이 곁에 있지 않고, 천국에 있습니다. 이젠 갑자기 비가 내리면 비를 맞아야만 하고요. 그래서 송이는 ‘천국 가는 방법’을 검색합니다. 엄마 곁으로 가기 위해서.
이런 송이는 인터넷에서 야무치란 아이디의 남자아이를 만나게 되고, 야무치를 통해, 자살하지 않고도 천국 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됩니다. 과연 그 방법대로 하면 천국에 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두 친구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 걸까요?
송이에게는 엄마와 꼭 닮은 이모가 있습니다. 동물 구조 협회에서 일하는 이모는 버려진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려내기 위해 애쓰곤 하죠. 마침 이모는 지방의 동물원에 가면서 송이를 데려가네요. 그곳에서 송이는 방치되어 죽어가는 수많은 동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 새끼 타조 두 마리를 송이네 집으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당장 새끼를 살려야 하니까요. 송이와 타조 새끼들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이 책, 『고마워, 살아 줘서』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참 슬픕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송이와 송이 아빠의 모습이 너무 먹먹하여 책을 계속 읽기 힘들 정도랍니다. 이런 안타까움을 동반한 먹먹함은 책 후반부로 넘어가면 더 커지게 됩니다. 송이는 엄마가 자신을 낳기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낳았는지를 알게 되거든요. 엄마의 일기장을 통해서요. 엄마는 어려서부터 심장이 약해 수술을 여러 번 했대요. 그래서 아이를 가져선 안 되고요. 하지만, 엄마는 송이를 갖게 되고 송이를 포기할 수 없어 낳기로 결단하고 힘겨운 과정을 견뎌냈답니다. 그렇게 일기장을 통해, 송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의 사랑,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송이는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죠.
여기에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려내기 위한 여러 노력과 시도들을 통해, 송이와 야무치는 생명을 지켜내는 일의 보람을 알아가게 되고요. 무엇보다 송이는 천국에 계신 엄마가 자신을 떠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자신의 마음속에 함께 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그 엄마를 만나게 될 날까지 이 땅에서 멋지게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되죠.
엄마, 이제 알았어요. 내가 정신을 잃었을 때 엄마가 왜 그렇게 슬퍼 보였는지,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에 내가 잠깐 어리석은 생각을 했어요. 엄마, 약속할게요. 엄마 바람대로 한 송이 꽃처럼 어여쁘게 자라 멋진 어른이 되겠다고. 착한 일도 많이 하고 훌륭한 일도 많이 해서 오래오래 살다가 천국에 갈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도 약속해 주세요. 밝고 빛나는 천국에서 언제나 그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겠다고.(128쪽)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올 4월에 발표한 ‘2015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9~24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꽃보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처럼, 먹먹함 가운데 생명의 소중함을 잘 알려주는 좋은 동화가 많이 읽혀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이런 좋은 동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축복이 있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