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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무비 스토리북 ㅣ 구스범스
R. L. 스타인 지음,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자랑스러운 소방관이었던 아빠의 죽음 이후 엄마의 고집에 의해 뉴욕을 떠나 인구가 고작 28,245명뿐인 후미진 시골 마을 매디슨으로 이사 온 잭은 시골 마을에 이사 온 것이 너무 싫다. 전 세계인이 흠모하는 대도시 뉴욕을 뒤로 하고, 이런 후진 시골 마을이라니. 하지만, 옆집에 미모의 또래 여자아이 헤나가 있음을 알고 매디슨이란 마을이 싫지만은 않은데, 과연 그럴까?
헤나의 아버지는 바로 수많은 괴물들을 등장시키는 호러 동화 『구스범스』시리즈의 작가 스타인이었다. 게다가 대단히 엽기적이고 괴팍하며 음침한 아저씨였으니. 과연 이런 이웃을 두고 잭의 새로운 생활이 안녕할 수 있을까?
사실, 잭의 새로운 삶이 안녕할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바로 엽기적인 작가 스타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이 실제 삶 속으로 튀어 나온 것. 스타인의 원본 책이 펼쳐지면 그곳에 등장하는 괴물들이 튀어나오는데, 특히 희대의 악당 슬래피는 그 수많은 책들을 일부러 펼치고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태워버림으로 평화롭던 작은 마을 매디슨은 악몽의 도시가 되어버리는데,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이 책, 『구스범스 무비 스토리북』은 2015년 10월 미국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으며, 2016년 1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구스범스>의 공식 소설이다. 『구스범스』 시리즈는 전 세계 4억 2천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로서 전 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팔린 어린이 책이라고 한다. 100여권이 넘는 시리즈 책 가운데 수많은 괴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가운데 어떤 괴물을 영화 속에 등장시킬까 궁리하다 수많은 괴물들을 함께 등장시키기로 했단다. 수많은 괴물들이 나오는 만큼 스케일이 클 것이라 기대된다. 하지만, 반면, 너무 많은 괴물들이 등장하기에 하나하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괴물들이 그저 엑스트라에 그쳐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직 『구스범스』 시리즈를 읽어본 적은 없는데, 이 무비 스토리북을 통해, 『구스범스』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2014년부터 고릴라박스(비룡소)에서 번역 출간되기 시작하였는데, 『구스범스』 시리즈로 16권이 나와 있고, 『구스범스 호러특급』 시리즈로 2권이 출간된 상태임을 확인해 본다. 이들 책을 통해, R. L. 스타인이 선사하는 호러의 문을 두드려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다면, 이들 괴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우리들에게, 특히, 주요 독자층인 어린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무서움, 오싹함, 공포를 전해주려는 걸까? 아니다. 이러한 공포스러운 존재들을 대항하여 싸워 이겨내는 주인공들의 그 용기를 전해주려는 것이다. 그것도 평범한 영웅을 통해서.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잭 역시 뛰어난 전사도 아니고, 특출한 스포츠맨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청소년에 불과하다. 게다가 매디슨에서 잭의 첫 친구가 되는 챔프 역시 그렇다. 아니, 챔프는 그 이름과 달리 겁쟁이다(챔프의 부모님은 모두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들이다. 그러니, 아들 역시 그런 뛰어난 운동신경을 이어받아 챔피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름을 챔프라 지었지만, 챔프는 모태 겁쟁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겁쟁이와 평범한 소년, 그리고 기괴한 아빠를 둔 평범한 소녀 헤나의 활약으로 매디슨 마을은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그러니, 작가는 말한다. 우리 아이들 역시 겁나고 공포스러운 괴물 같은 세상을 향해 스스로 맞섬으로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