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질 수 있을까? 그림책 마을 1
츠지무라 노리아키 지음, 하지리 토시카도 그림, 유문조 옮김, 하지리 토시카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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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의 ‘나’와 ‘그 녀석’은 달라도 참 많이 다릅니다. ‘그 녀석’은 언제나 바깥에서 공을 차고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며, 언제나 으스대는 녀석입니다. 반면, ‘나’는 쉬는 시간이면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우개 따먹기나 하며 놀길 좋아하는 녀석이고요. 그러니, 둘은 서로 다르고, 상대의 모습을 좋아할 턱이 없죠. 그런데, 운동회에 치르게 될 2인 3각 경기에 ‘나’와 ‘그 녀석’이 한 짝이 되었답니다. 이 조합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는 2인 3각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게 되는 시간들을 통해,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서로의 간극을 좁혀 가며 발을 맞추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운동회가 끝난 뒤에 ‘나’와 ‘그 녀석’은 여전히 한 녀석은 실내에서, 또 한 녀석은 실외에서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둘 다 성향이 바뀌진 않았죠. 하지만, 둘 사이에는 이제 우정이 싹 트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아주 단순하고 짧은 그림 동화이지만, 서로 다름에 대해, 그리고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이 서로 어우러짐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는 멋진 동화네요. 작가는 철저하게, ‘나’와 ‘그 녀석’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동화를 읽는 우리 모두가 ‘나’가 될 수 있고, ‘그 녀석’이 될 수 있죠.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에 ‘그 녀석’이고, 또 한 누군가가 바라보는 ‘나’라는 사실을 작가는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분명 ‘나’와 참 많이 다른 ‘그 녀석’이 우리 곁엔 존재할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까이 가려하지 않는 그런 사이가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서로를 향해 가까이 다가갈 때, 그리고 여전히 서로 많이 다름에도 함께 발을 맞춰가게 될 때, 다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우정이 싹 틀 수 있고, 멋지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작가는 오늘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네요.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른 소리는 힘으로 억누르려 하는 시대, 생각마저 하나로 규정하려 하는 이 시대이기에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입니다. 2인 3각 경기는 서로의 생각을, 그리고 서로의 습관,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똑같게 할 필요는 없답니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리고 그것을 바꾸지 않더라고 함께 어우러지며,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죠. 오늘 우리 사회가 이렇게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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