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2 - 숨어 있는 적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2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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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으르렁거림이 휩쓸고 간 도시에서 살아남은 럭키와 또 다른 개들의 판타지 생존기인 『살아남은 자들』 2권이 나왔네요.^^ 1권에서 고독한 도시의 개인 럭키는 홀로 생활하길 원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개들인 ‘줄에 묶인 개들’이 야생에서 홀로 설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도와 숲속에 새로운 터전을 잡아주고, 그들 곁을 떠나 자신이 꿈꾸던 혼자만의 삶을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무리’였던 이들 줄에 묶인 개들이 위기에 처한 소리를 듣고는 그들에게로 달려가며 끝이 났었죠.

 

이제 2권은 이렇게 도착한 그곳에서 야생의 무리들 앞에서 위기에 처한 자신의 무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시무시한 늑대개가 이끄는 무리들 앞에 너무나도 보잘 것 없는 줄에 묶인 개들은 당하고 말죠. 이렇게 해서 야생의 무리들과 줄에 묶인 개들 간의 갈등이 시작됩니다. 2편은 바로 이런 갈등구조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줄에 묶인 개들을 이끌고 있는 럭키의 동생 벨라는 럭키에게 야생의 무리에 들어가 그들의 상황 정보를 빼내주길 원합니다. 이에 럭키는 야생의 무리에 들어가고, 그곳 생활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점차 그들에게 동화되어 가는데, 과연 럭키는 나중 어느 편을 선택하게 될까요? 그리고 럭키는 어느 편에 속해 있는 걸까요?

 

2편 역시 개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합니다.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줄에 묶인 개들은 야생에 적응해 살아가면서도 여전히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합니다. 과연 이들은 개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야성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럭키 역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갖게 됩니다. 먼저, 자신이 어느 편인지에 대한 갈등과 혼란입니다. 줄에 묶인 개들을 자신의 ‘무리’로 생각하던 럭키는 야생의 무리들 속에 들어가 생활하며 점차 야생의 무리들의 생활에 매료됩니다. 처음 자신의 의도를 잊지 말아야 하는지, 이들 야생의 무리를 자신의 무리로 여겨야 하는지 이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럭키의 모습을 2편은 잘 보여줍니다.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럭키의 선택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이런 소속의 갈등과 함께 럭키는 무엇보다 ‘고독한 개’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맞게 됩니다. 자신은 고독한 개라고 여겼는데, 무리 속에서 생활하며 점차 함께 함의 행복을 알게 된 거죠.

 

내가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수많은 폭풍을 겪었던 올드 헌터가 말해 줬었지. 홀로 서 있는 나무는 늘 번개의 공격을 받는다고.(65-6쪽)

 

맞아요. 홀로 서 있는 나무는 늘 번개의 공격을 받게 마련이죠. 럭키 역시 이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고요. 함께 함의 행복, 어울림의 행복이 우리들에게, 특히 우리의 자녀들에게 가득하길 원합니다. 물론, 좋은 이들과의 함께 함이어야겠죠.

 

또 하나 생각해 보는 것은 옳고 그름의 판단은 상대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야기는 럭키의 편인 줄에 묶인 개들과 이들을 쫓아내고 공격하는 야생의 무리들 간의 대립구도를 보입니다. 독자는 마땅히 야생의 무리들을 악당으로 분류하게 마련이죠.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가운데, 독자들의 생각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과연 어느 편이 악당인지 독자는 의아해 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구체적 삶을 들여다보고 알지 못한 상황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말입니다. 야생의 무리가 악당일 것 같았는데, 그 안에 들어가 이들의 삶을 알아가는 가운데 럭키는 자연스레 이들과 동화됩니다. 이들의 삶 속에는 치명적 행복을 주는 행위도 있고요. 바로 위대한 울부짖음입니다. 이것 역시 서로가 하나임을 드러내는 행위이기에 이 책에서는 이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럭키는 야생의 무리 안에서 드러나는 계급 사회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계급의 필요함을 깨닫긴 하지만, 여전히 거부감이 있죠. 그리고선 자신이 꿈꾸는 공동체에 대한 밑그림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만약 언젠가 자신만의 무리를 만들게 된다면, 자유롭고 편안하며 모두가 함께 책임을 지는 무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 누구도 잘난 체하지 않고 괴롭히거나 두목 행세를 하지 않는 무리. 럭키는 오메가가 마지막 남은 뼈다귀까지 허겁지겁 부수어 먹는 모습을 보고 있기가 괴로웠다.(148쪽)

 

럭키가 앞으로 과연 이런 공동체를 꿈꾸고 이루어가게 될지 기대되네요. 3편에서는 럭키 앞에 과연 또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 기대해 봅니다.

 

참, 2권의 제목은 「숨어 있는 적」이랍니다. 과연 이 숨어 있는 적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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