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은 재미있다, 여기는 상상미술관 - 보고 생각하고 그려 보는 우리 명화 워크북
전영실 지음, 유설화 그림 / 토토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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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성장하며 제일 먼저 행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그림을 그리는 거죠(물론, 기는 게 먼저겠지만, 서고 걷기 전에 이미 그리기를 시작하죠.). 물론, 처음엔 단순한 선들을 끼적일 뿐이지만, 언젠가부터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안에 얼굴을 그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시간을 대단히 즐기며 행복해 하죠. 저희 집 딸아이도 미술활동을 제일 좋아합니다. 미술은 아이들에게는 공부가 아닌 하나의 놀이이기도 하죠. 그러니 그림은 우리 인간에게는 가장 원초적인 행동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러한 그림이 어렵게 느껴지고, 특별한 사람들만의 영역으로 오해되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는 우리의 교육이 입시 위주이다 보니 미술이 보편적인 사람들에게는 필요치 않은 부분으로, 아니 해서는 안 되는 낭비의 시간으로 곡해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미술은 특별히 전공하는 분들만의 영역이 되어 버린 거죠. 어쩌면 한쪽으로 치우진 교육이 미술을 향한 아이들의 본능을 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 『옛 그림은 재미있다, 여기는 상상미술관』이 참 고맙게 느껴지네요. 이 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옛 그림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책 제목에 상상미술관이라고 나와 있는 것처럼, 마치 미술관에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옛 그림들을 감상하는 느낌을 갖게 한답니다.

책의 차례 역시 이처럼, “미술관 안내 지도”라고 꾸며 놓았고요. 이 안내 지도에 따라 하나하나 감상하며 배우고, 느끼고, 상상해보면 된답니다.

 

 

 

 그림에 대해 몰라도 괜찮습니다. 먼저, 원 그림을 소개하는데, 찬찬히 감상해보며, 느끼면 되죠. 그 다음에는 이 그림에 관한 설명을 듣고 배우면 되고요. 다음에는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또는 그림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보면 되요. 첫 그림인 고구려 벽화의 사신도를 통해서, 작가는 우리에게 이런 상상을 해보라고 하네요. 사신도의 네 수호신들이 만약 내 방을 지켜 준다면 어떨지를 말이에요. 그러면 오히려 무서울까요? 아님, 든든할까요?

제 딸아이는 이 책의 표지를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하네요. “어, 수염으로 그네 탄다.” 맞아요. 이 그림은 윤두서의 자화상이란 그림인데, 우리나라 국보 24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전남 해남 녹우당이라는 아주 멋진 곳에 전시되어 있답니다(녹우당은 은행나무가 멋진 곳이에요^^). 상당히 무서운 얼굴이죠. 그런데, 이처럼 무서운 얼굴의 멋진 수염을 토끼가 그네 타는 모습으로 그려놓았네요. 이러한 접근도 미술을 가깝게 느끼게 하는 좋은 시도라 여겨지네요. 수염으로 그네를 탄다는 이런 상상력으로 그림을 본다면, 윤두서 할아버지가 무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친근한 할아버지로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이 책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상상미술관의 그림들을 잘 감상하고 보다 더 멋진 미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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