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꾸는 몽골 소녀 체체크 ㅣ 웅진책마을 79
김향이 지음, 백대승 그림 / 웅진주니어 / 2015년 8월
평점 :
몽골 소녀 체체크는 욕심이 많은 소녀랍니다. 그리고 고집도 세고요. 그래서 체체크의 아버지는 염소 아가씨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체체크의 고집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뚜렷한 욕심과 주관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체체크에게는 쌍둥이 오빠가 있는데, 아버지는 오빠와 자신을 차별합니다. 오빠에게는 공부의 기회도 더 주려고 하고, 똑같이 말이 필요한데도 오빠에게만 말을 사준답니다.
이런 성차별의 대우로 인해 체체크는 더욱 고집스럽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욕심을 냅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고집을 부리는 거죠. 정작 오빠는 배부른 아이처럼 공부보다는 밴드에 더 관심이 많고요(물론 이런 모습 역시 자신의 꿈을 좇아가는 것이기도 하고요). 체체크는 자신의 이름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체체크는 몽골어로 꽃을 뜻 한데요. 그래서 체체크는 몽골 벌판에 흔하디흔한 꽃, 그 잡초처럼 자신의 인생이 끝나버릴까 싫답니다.
이처럼 욕심 많은 소녀,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하려는 소녀 체체크의 도전기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꿈꾸는 몽골 소녀 체체크』입니다. 체체크는 아버지가 말을 사주지 않자, 기어이 말을 얻게 됩니다. 바로 몽골 토종 야생말인데, 바위틈에 끼어 있던 말을 구해 자신의 말로 만들게 됩니다. 참 억척스러운 소녀죠?
체체크는 또한 돈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얻은 말(업둥이라는 뜻으로 얼거멀이라 이름 지어줍니다)이 새끼를 배고 있는데, 오랜 시간 바위틈에 끼어 있어 불안하거든요. 그래서 얼거멀을 먹이기 위한 약을 구해야 하는데, 돈이 없답니다. 이에 체체크는 부모님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나중엔 장학금을 준다는 말에 혹해 나담 축제(사흘 간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로 씨름, 말타기, 활쏘기 시합을 합니다. 이 가운데 체체크는 가장 빨리 달리는 기수에 뽑히고자 하고요.)에 출전하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체체크는 돈에 집착할까요? 그건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입니다. 엄마의 비자금 가운데는 오빠를 위한 학자금은 있어도 자신을 위한 학자금은 없거든요.
풍요롭지 못한 환경, 게다가 여전히 여자이기에 차별받는 사회에서 체체크가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가기 위해 억척스럽게 노력하는 모습에 참 많은 도전을 받게 되는 동화네요. 아울러 돈이 꼭 필요한 체체크이지만, 그럼에도 돈에 휘둘리기보다는 여전히 사람이 더 중요하고, 사람 사이의 정이 먼저인 모습을 보이기에 그런 모습에 부러움까지 느끼게 하는 동화기도 하고요. 분명 오늘 우리 사회보다는 빈곤한 모습이지만, 왠지 우리보다 더 넉넉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비록 친구 동생을 위해 시합 전날 밤 빗속을 달려 감기에 걸리고, 이로 인해 급채까지 하게 되어 시합에선 꼴등으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그 미담이 알려지게 되어 주목받게 되는 체체크는 동화 말미에서는 아버지와 더욱 가까워지게 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때론 밉기만 하던 아버지가 체체크에게 이렇게 말하네요.
꽃들은 자신을 더 향기롭고 더 아름답게 가꾸어 벌과 나비를 불러 모은단다. 꽃들을 몸부림치게 하는 거센 바람이 꽃들을 강하게 만드는 셈이지.(172쪽)
이게 사실 부모의 마음일 겁니다. 아이들이 생각할 때엔 자신만 차별받고, 자신만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질지라도 모든 부모는 자녀들이 더욱 강하고 멋지게 피어나길 기도하고 있는 거죠. 그 아버지의 바람처럼 체체크가 앞으로 멋지게 자라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는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나게 되길 소망해봅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 역시 온실 속의 화초보다는 거센 바람을 맞고 건강하게 성장하여 강한 꽃들로 피어나게 되길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