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대사와 빠가사리 똥 파란하늘 전설 시리즈 1
유명은 지음, 김희남 그림 / 파란하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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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대사와 빠가사리 똥』이라는 재미난 제목의 이 책은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신륵사와 그 주변 문화유산에 얽힌 전설들을 소개하는 이야기입니다. 경기도 여주에는 여주팔경이라 하여 여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내지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첫 번째가 바로 신륵사에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입니다. 그만큼 신륵사의 풍광이 아름답다는 의미겠죠.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서는 드물게 강변에 세워진 사찰이라는 희소성도 신륵사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이 책에서는 바로 이런 신륵사가 세워지게 된 배경에 얽힌 전설, 그리고 쇠락해 가던 사찰을 다시 중창하게 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네 번째, 다섯 번째 이야기). 이 외에도 여주에 있는 또 하나의 여주팔경에 속하는 영릉, 즉 세종대왕릉이 어떻게 여주까지 오게 되었는지도 소개하네요(첫 번째 이야기). 고려시대 원나라에 처녀들을 보내야만 했던 슬픈 이야기에 얽힌 이곡(목은 이색의 부친)의 이야기도 전해줍니다(세 번째 이야기).

 

책 제목이기도 한 「무학대사와 빠가사리 똥」은 이포리에 있는 삼신당에 얽힌 전설이랍니다(두 번째 이야기). 제목이 대단히 재미나서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증을 유발하게 되는 이야기죠. 궁금증을 풀어 드릴게요. 무학대사가 여주까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가는데, 점심 때가 되어 사공 최씨는 배 위에서 빠가사리로 생선국을 끓여 점심을 대접하게 됩니다. 스님은 고기를 먹지 않지만, 대접할 것이 그것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무학대사는 생선국을 너무 맛나게 드시는 거예요. 그 모습에 최씨의 아들이 어찌 살생을 금하는 스님이 생선죽을 그토록 잘 먹느냐고 따집니다. 이에 무학대사는 배 위에서 엉덩이를 까고 똥을 싸는데, 엉덩이에서 살아 움직이는 빠가사리들이 나왔다네요. 진짜 전설답죠? 물론, 이때의 인연으로 무학대사는 최씨 부자에게 번영의 축복을 내려주었고, 장차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쳐줬다고 하네요.

 

참, 재미난 이야기죠? 이게 전설이 갖는 매력인 것 같아요. 전설에는 초자연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죠. 한 마디로 판타지죠. 하지만, 전설이 갖는 진짜 매력은 재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이 책에 실린 5가지 이야기들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이야기의 끝이 충만함을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힘겹고 어려운 순간들이 있죠. 위기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과정들에 때론 신비한 힘이 개입하게 되고, 결국에는 충만함을 누리게 되죠. 번영하게 되기도 하고, 위기가 사라지기도 하고, 잘되는 모습들을 보이는 겁니다. 이것이 전설이 오늘 우리에게 부여하는 선물이 아닐까 여겨지네요. 따라서 전설 이야기를 읽고 듣는 독자들에게 그러한 충만함의 축복이 임하길 소망해 봅니다.

 

또 하나 이 책이 주는 선물은 이제 경기도 여주 지역에 대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은 독자가 앞으로 경기도 여주 지역을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 여행이 더욱 풍성해지리라 여겨지네요.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요.

 

책 뒤편에서는 <신륵사 주변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여주 지역의 문화유산을 알고, 관심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는 부분이기에 그곳 사진들을 함께 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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