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네트 탐정 사무소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4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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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뤼팽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 뤼팽은 참 양파와 같은 캐릭터다. 까고 또 까도 그 안에 또 다른 속살을 살며시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르센 뤼팽 전집』 14권인 『바르네트 탐정 사무서』에서 뤼팽은 탐정으로 변신한다. 버젓이 탐정 사무소를 차려놓고, 베슈 형사가 난감한 사건에 부딪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뛰어난 추리실력을 발휘하곤 한다. 물론, 바르네트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리고 이 원칙을 바르네트는 자신의 명함에 이렇게 명시하고 다닌다.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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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바르네트 탐정은 자신의 재능을 멋지게 사회를 향해 기부하는 멋진 탐정이다. 자신의 뛰어난 직감과 명철한 두뇌를 바탕으로 한 추리능력을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베슈 형사를 돕는 일에 사용하며, 억울한 누명을 쓸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다. 바르네트는 이러한 힘든 일들을 무료봉사로 기꺼운 마음으로 행한다.

 

이 책에서 바르네트는 탐정으로서 난해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에피소드 8개를 소개하고 있다. 8개의 사건은 개별적이다. 그러니, 8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들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며, 아울러 바르네트와 베슈라는 인물이 동일하게 나오는 이야기들로 연결되어 있다.

 

바르네트에게는 무료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대외적 원칙 외에 또 하나의 대내적 원칙이 있다. 어쩌면 이게 우리의 주인공 바르네트에게 중요한 원칙일 수 있겠다. 그 원칙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몫을 챙긴다는 점이다. 그것도 한 몫 단단히. 그것도 상대가 결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철저히 상황을 지배하며 말이다. 바로 이 부분을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의 또 하나의 재미다. 물론, 바르네트가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점 역시 이 책의 재미임에는 두말 할 것 없고 말이다. 과연 바르네트는 어떤 방법으로 합법적으로(?) 자신의 몫을 단단히 챙길 것인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각각의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니, 바르네트는 정직한 형사 베슈의 눈에는 사기꾼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베슈는 뻔히 알면서도 바르네트를 놓아줄 수밖에 없고, 여전히 어려운 사건이 있을 때마다 바르네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 탐정의 옷을 입고 여전히 자신의 본업인 도둑의 임무에 충실한 바르네트가 때로는 속이고, 때로는 훔치고, 때로는 협박으로 갈취하는 그런 모습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밉기는커녕 여전히 귀여운 사기꾼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뤼팽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치명적 매력이 아닐까?

 

이번 14권인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의 8편의 이야기들은 여전히 이러한 뤼팽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탐정으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멋진 추리력을 맛볼 수 있다는 조금은 다른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역시 뤼팽 시리즈는 어느 한 권도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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