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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공부 방해꾼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15
김혜리 지음, 김민준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정환이는 이제 3학년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공부를 못한다고 식구들이 정환에게 핀잔을 주네요. 그런데, 알고 보면 정환이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그건 바로 가족들이 정환에게 공부할 환경을 안 만들어주는 거죠. 아빠는 축구만 하면 tv를 보며 시끄럽게 응원하여 공부할 수가 없죠. 물론, 정환도 함께 축구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말입니다.
할머니는 정환과 함께 시장에 가길 좋아하죠. 그런데, 할머니는 시장에 가서 물건만 사고 오는 게 아니랍니다. 오고 가는 가운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우거든요. 그러니, 할머니와 함께 시장에 다녀오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 숙제를 할 시간도 남지 않거든요.
공부를 잘 하는 누나는 어느 날 시험을 잘 봤다고 친구들을 데려온 거예요. 여중생들이 모였으니 얼마나 시끄러울지 알겠죠. 당연히(?) 정환은 또 공부를 하지 못했고 말이죠.
이처럼 정환에게는 공부를 못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요소가 참 많네요.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정환은 그런 친구들이 아니잖아요. 어쩌면 우리 친구들도 이처럼 공부를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많을 수 있겠네요. 이런 핑계들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물론, 아무리 방해가 있더라고 공부에 뜻을 세운다면 흔들리지 않고 해야겠지만 말이죠. 공부는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거니까요.
또한 동화를 읽으며 조금 공부를 못해도 좋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정환처럼 할머니가 시장 가실 때 함께 따라가는 손자라니, 얼마나 멋진가요? 게다가 아빠 혼자 축구 응원하면 재미없죠. 함께 응원하는 정환, 참 효자 아닌가요?ㅋㅋ^^
그런데, 참 안타까운 모습이 보이네요. 정환이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는 자신의 생일파티에 공부 잘하는 친구들만 초청했답니다. 그 파티 현장을 쓸쓸히 지나가는 정환의 모습은 마음을 참 안타깝게 만들고, 울컥하게 하네요.
공부 잘 하는 친구만을 친구로 여기는 아이라면 멋진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공부 잘 하는 친구와 함께 서로 공부를 독려하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조금 못하더라도, 바른 마음, 예쁜 생각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 건강한 인성을 가진 친구들을 사귈 줄 아는 아이야말로 정말로 지혜로운 아이 아닐까요? 공부보다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먼저 볼 줄 아는 눈이 우리 아이들에게 있다면 좋겠네요.
그건 그렇고, 이제 마음을 정하고 공부하려는 정환,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요? 가족들은 여전히 멋지게 방해할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