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 - 아파서 더 소중한 사랑 이야기
정도선.박진희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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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면 우린 어떤 결정,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을까? 여기 자신들만의 사과나무를 심은 부부의 이야기가 있다.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의 저자는 부부다. 이들은 신혼 2개월째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아내의 허리가 아파 간 병원에서 척추종양이 발견 된 것. 그것도 직경 7cm나 되는 악성종양.

 

수술을 마친 후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두 부부는 자신들만의 사과나무를 심기 위한 결정을 한다. 부부가 함께 그렸던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 이렇게 떠난 여행을 통해, 부부는 또 다른 삶의 열매를 거두게 되는데, 바로 그러한 여정을 써내려간 책이, 이 책,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 거야』이다.

 

이들 부부가 슬픔과 고통의 한 복판에서 선택한 여행은 때론 힘겨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 커다란 선물로 다가왔음을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그 선물은 물론 사과는 아니지만, 어쩌면 사과보다 더 달콤하고, 맛난 선물이 아닌가 싶다. 그 선물은 뭘까?

 

그건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인연의 시간들이다. 람빵에서 만난 사케 아저씨, 그리고 체리를 따기 위해 캐나다까지 함께 한 좋은 사람들과 그 외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의 시간들이 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이를 통해, 여행이란 문화유적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멋진 풍광을 통해 힐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큰 선물임을 알게 한다.

 

또한 이들은 여행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갖게 된다. 무엇보다 여행하는 가운데 불편함과 부족함의 경험을 통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았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을 통해, 이미 자신들이 행복을 누리고 있음도 발견하게 된다. 이 또한 여행이 주는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아울러 두 부부는 여행을 통해,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선물받기도 한다.

 

더 가지려 하지 않고 가진 것으로 아껴 쓰며 경쟁보단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이 내가 희망하던 삶이었다. 그리고 먼 땅의 조그만 동네에서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내게 이런 삶은 희망으로 꾸는 꿈일 뿐이었다. ... 그러나 이제 확신이 생겼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삶에 대한 그림이 조금 더 완성되었다. 그리고 점점 더 용기가 생겼다.(224쪽)

 

이러한 용기 가운데는 버려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도 포함 될 것이다. 이들은 자꾸만 무거워져 가는 배낭의 무게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고, 버려야 할 것을 버리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 아울러 이런 버림을 통해, 이들의 삶 속엔 멋진 그들만의 나무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계속 비워내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목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배낭이 비워질수록 마음은 채워지는 것 같았다.(154쪽)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 했다 싶은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것. 그리고 미련의 무게를 줄이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288쪽)

 

여행을 통해 좋은 만남들을 갖게 되고, 여행의 힘겨운 순간순간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며, 짐을 줄여야 할 상황 앞에 포기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그리고 여행지에서 엿보는 타인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이제 내 삶 속에서 나 역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는 것. 이것이 이들 부부가 여행을 통해 얻은 맛난 사과열매일 것이다. 바라기는 이들이 심어가는 삶의 나무들이 책의 제목처럼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길 소망해본다.

 

이들 부부와 함께 책을 통해 여행한 독자들 역시 만남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자각하며, 또 다시 삶의 자리에서 부딪쳐 나갈 용기를 선물 받게 되며, 아울러 그 선물이 나의 것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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