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미즈노 케이야 지음, 신준모 옮김, 텟켄(철권) 그림 / 살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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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낵컬처북’이다. 마치 스낵을 먹듯, 가벼운 마음으로 쓱쓱 페이지를 넘기며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책을 펼치고 얼마 되지 않아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정도다. 하지만, 그 울림은 가슴 속에 오래 남게 된다. 그 짧은 순간이지만, 지금 나의 삶이 축복을 누리는 순간임을 깨닫게 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붙잡게 하는 묘한 힘이 담겨 있는 책이다.

 

 

꿈이 언제나 자신을 배신한 사람이 있다. 가고 싶던 대학에는 떨어지고,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봐 주지도 않는다. 직장에선 하고 싶은 일을 맡을 수 없었다. 그래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했지만, 결국 마음대로, 뜻대로 되는 것이 없자, 이젠 꿈을 꾸는 것이 도리어 괴로울 뿐이라며 꿈을 잊고 늙어간 사내. 그는 결국 죽음 직전에 다시 헤어졌던 꿈을 만난다. 꿈도 이젠 노인처럼 함께 늙었지만, 그 꿈이 내민 펜으로 글을 쓴다.

 

그렇게 써 나아간 글 안에 이런 내용이 있다.

 

꿈을 꾸고 싶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아요. 좀 창피한 생각이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싶습니다.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시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알 수 있지요. 그렇게 시시한 인생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놓고 싶지 않을 만큼 산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었다는 것을요. 나는 지금까지 줄곧 꿈을 이루었을 때에만 자신의 인생이 찬란히 빛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루지 못하면 내 인생은 아무 보람도 없는 보잘것없는 삶이라고 생각해 왔지요.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산다는 건 그 자체로 빛나는 일이었습니다. 삶, 그 자체가 빛이었던 거예요. 당신은, 지금, 살아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너무나 눈부시답니다.

 

평생 꿈을 잊고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노인의 편지가 마음을 울린다. 그렇다. 우린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눈부시다. 그리고 꿈을 이루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몸부림이 행복한 것이다. 그렇기에 꿈을 간직하고, 그 꿈을 향해,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이라면 이미 행복 가득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

 

우리 이렇게 살아가자.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순간이 바로 행복한 순간이요, 축복의 순간임을 기억하고 결코 내 꿈이 그저 늙어가게 방치하지 말자. 워렌 버핏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신은 부자이기 때문에 행복한 적은 없었다고. 하지만, 부자가 되어 가는 과정은 너무 행복했다고. 그렇다. 우리가 꿈을 이루어서 행복한 것보다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눈부신 순간, 가장 아름답고, 멋진 시간이 아닐까? 오늘 우리가 그 행복을 붙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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